26일 방문한 전남 목포 동부시장. 동부시장은 6·25전쟁이 끝난 후 노점상이 하나 둘 모여 장사를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목포 시민들의 상거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70년이나 된 시장이지만 골목을 따라 늘어선 상점 입구마다 카카오(035720)의 대표 캐릭터인 춘식이와 QR코드가 붙어 있다. 시장 방문객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곧바로 상점의 톡채널을 추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상품 소식이나 할인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동부시장은 카카오톡 톡채널을 통해 29일 기준 4000명에 육박하는 ‘친구(고객)’와 소통하며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명석 동부시장 상인회장은 “시장이 카카오 ‘프로젝트 단골’을 통해 디지털로 연결되고 있다”며 “카카오톡 톡채널을 활용해 다른 지역 손님들에게까지 시장 소식을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동부시장에 홍어가 갓 입고 됐다는 소식이 톡채널을 통해 알려지는 식이다. 오 회장은 "장기적으로는 방문객과 매출 모두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동부시장이 디지털 전환(DX)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카카오 상생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단골’ 덕분이다. 카카오는 채널 활용 방법, 온라인 고객 서비스 대응, 라이브 커머스 활용 방법 등을 교육하며 상인들의 디지털 역량 향상을 돕는다.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 256개 전통시장·지역 상권을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는 소상공인에게 톡채널 메시지 약 1만~2만 건 발송이 가능한 30만 원 규모의 비용도 지원한다. 메시지 비용을 지원받은 소상공인만 6만 9000명 수준이다. 300억 원 상당의 톡채널 메시지를 제공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함께만드는세상 등과 사업을 함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오 회장은 “카카오 채널을 통해 저비용으로 홍보하고 고객 반응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카카오는 올해 상인들을 직접 찾아가는 1대1 맞춤형 교육을 강화한다. 지역 청년 튜터 ‘디지털 서포터즈’를 상인 교육에 투입한다. 튜터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연령 상인들에게도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김명희 동부시장 명희네홍어 대표는 “장사하며 디지털에 대해 혼자 배우기엔 힘들지만 서포터즈에게 교육을 받아보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디지털 전환이 젊은 사람이나 프랜차이즈 점포만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카카오톡 톡채널을 통해 젊은층의 유입과 판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톡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품의 상세 정보를 알릴 수 있기 때문에 택배 등 온라인 거래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라이브 커머스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윤희자 바다수산 대표는 “20년 이상 가게를 운영해왔는데 온라인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만날 수 있게 됐다”며 “단골과 연락하기도 편하고 젊은 세대와도 접점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김은화 카카오 단골성장 리더는 “온라인 도구를 이용해서 오프라인으로 한 번 더 찾아오게 하는 것도 목표”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올해 시·군 단위를 아우르는 ‘찾아가는 지역상권 활성화 사업’으로 확장됐다. 그간 전통시장 위주로 사업을 지원과 개별 지역상권만 지원하다가 올해 지자체 단위로 넓힌 것이다. ‘지역 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취지다. 목포뿐만 아니라 경북 문경, 강원 원주, 경기 안성, 경기 남양주, 전북 익산, 충남 공주, 충북 충주, 서울 성북구 등 9개 지역 30여개 상권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이수진 카카오 단골성장 수석은 “지역 소멸 위기 극복에 동참하기 위해 사업 범위를 넓혔다”며 “지역 대학생 등을 튜터로 양성하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29일 동부시장을 찾아 프로젝트 단골 현장을 살펴봤다. 한 장관은 전남 목포시 및 한국투자벤처와 함께 ‘지방 살리기 및 상생소비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한 장관은 “협약식을 계기로 목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져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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