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이달 26일 주 4.5일제 도입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3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한다. 은행권은 총파업 당일 있을 영업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체계를 구축하며 대비에는 나섰지만 은행 노조원들 사이 파업 당위성에 대한 공감대가 크지 않아 실제 참여율은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날 출근 시간대 금융노조는 KB국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앞에서 전단을 배포하며 총파업 참여를 독려했다. 전날 금융노조 측은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에서 전체 조합원 10만 명 가운데 약 8만 명이 참여할 것이라는 자체적인 추산치를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실제 참여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안 그래도 고액연봉자로 인식이 잡혀있는데 노동시간을 줄여달라는 취지의 주 4.5일제 도입을 주창하며 파업에 나선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공감되지 않는다"며 "은행 내에서도 노조 측 인사 외에는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했다.
한 시중은행은 사측과 노조가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 영업점 파업 참여 인원을 최소화하는 방침에도 구두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관계자는 "지점당 1명씩 존재하는 지부 분회장 정도가 대표격으로 참여하고 영업을 위한 인원은 현장에 남을 걸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생사가 달린 총파업이 아니라는걸 노조 측도 인지하고 있는 만큼 고객 불편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노사 측이 모두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3년 만의 총파업인 만큼 각 은행들은 영업 차질이 빚어질 경우를 위해 만반의 준비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전날 기업담당역(RM)과 지점장 등 평소 외부 영업이 많은 인원들도 총파업 당일에는 외부 영업을 최대한 자제하고 영업점 상황을 지켜보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국민은행은 지역별 거점점포를 중심으로 관할 지역 내 고객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가용 인력이 70% 미만으로 줄어들 경우를 위해 인력 상황에 따른 단계별 대응 방안을 마련해뒀다. 농협은행과 신한은행도 △인력 부족 발생시 지원체계 수립 △조직단위별 대응방안 준비 △필요시 대고객 안내문 게시 등의 대비책을 세워둔 상황이다.
금융노조는 26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에서 총파업 집회를 개시하고 용산 전쟁기념관 앞까지 가두행진을 하고 집회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3년 전 총파업보다는 시중은행 참여율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다만 처음부터 고객 불편끼치는 목적으로 총파업을 계획한 것이 아닌 만큼 고객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에서 총파업을 진행한다는게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