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자산운용이 KCC(002380)에 보유중인 삼성물산(028260) 주식 활용 계획을 시장에 공표하라며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KCC가 자사주를 기초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하자 삼성물산 주식부터 처분하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25일 라이프자산운용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주주서한을 KCC 이사회와 경영진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전날 KCC는 자사주 153만 2300주(발행주식총수의 17.2%)의 활용계획을 공시했다. 이중 88만 2300주(9.9%)는 EB로 발행하고 30만 주(3.4%)는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하며 나머지 35만주(3.9%)는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라이프운용은 먼저 "기본적으로 자기주식을 기초로 하는 EB 발행이 재무적으로는 적절한 판단으로 보고 있다"며 "무이자 EB를 발행해 2019년 모멘티브(Momentive) 인수로 불어난 차입금을 줄여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자기주식 활용 계획과 더불어 KCC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 주식에 대한 활용 계획도 함께 공시됐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은 올 상반기말 기준 1700만 9518주(지분율 10.01%)로 전일 종가 기준 가치는 3조 2947억 원에 달한다. KCC의 시가총액(3조 2702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라이프운용은 이에 대해 "EB 발행이 차입금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였다면 자기주식보다 비핵심·저수익 자산을 먼저 활용했어야 한다"면서 "오랫동안 수익 기여가 제한적이었던 삼성물산 주식을 기초로 EB를 설계할 수 있었지만 자기주식을 먼저 활용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KCC가 올 7월 HD한국조선해양 주식을 기초로 8828억 원 규모 EB 발행 계획을 공시한 점을 들었다. 당시 KCC 주가는 공시 후 10영업일 간 23.2% 상승했다. 하지만 이번 EB 발행 계획 공시 이후 주가는 하루 만에 11.8% 하락했다.
라이프운용은 " KCC가 본업만 고려해도 5조 원 이상의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며 "여기에 3조 원이 넘는 삼성물산 주식을 모두 처분하면 KCC의 가치는 8조 원까지도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KCC가 삼성물산 주가가 낮아 활용을 유보했다면 KCC가 판단하는 삼성물산 주식의 적정가치와 그 근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KCC가 장기간 삼성물산에 투자하면서 얻은 실익이 불투명하고, 과도한 지분에 대한 보유목적을 ‘경영참여’로 명시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주주활동 계획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