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늘어나며 한 달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미국발 통상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지만 반도체 수출 실적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전체 수치가 개선됐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총수출액은 598억 달러였다. 올해 6월 조업일수는 21일로 지난해 6월(21.5일)에 비해 0.5일 작았지만 일 평균 수출이 6.8% 상승한 28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역대 6월 중 1위 기록을 경신했다.
6월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6개 품목에서 수출이 증가하는 등 주요 품목이 호조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6월 컴퓨터 수출은 13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2% 늘었다. 선박 수출은 25억 달러로 같은 기간 63% 뛰었다. 바이오헬스 부문 수출액 역시 전년보다 36.5% 상승한 17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는 월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의 6월 수출액은 149억 7000만 달러로 지난해 6월보다 11.6%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는 2월에 한차례 전년 동월 대비 3% 감소한 이후 4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는 자동차와 차 부품 산업도 실적이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6월 자동차 업계의 수출 실적은 63억 달러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역대 6월 중 최고 기록이다. 차 부품 수출은 18억 달러로 2.4% 상승했다. 대미 수출이 주춤한 가운데 유럽으로 항하는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난 덕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15대 수출품목 외에도 농수산식품(10억 3000만 달러)과 화장품(9억 5000만 달러) 수출도 각각 7.7%, 22% 증가하며 역대 6월 중 최고 실적을 찍었다.
다만 지역별로 살펴보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효과가 관측됐다. 양대 수출시장인 미국(112억 4000만 달러)과 중국(104억 2000만 달러)에 대한 수출 실적은 각각 0.5%, 2.7% 뒷걸음질 쳤다.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향한 수출품은 반도체·선박·철강 중심으로 2.1% 성장해 97억 6000만 달러가 됐다. 유럽연합(EU) 수출은 일 년 전보다 14.7% 상승한 58억 달러였다.
지난달 수입액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507억 2000만 달러였다. 유가 안정세 덕에 에너지 수입(85억 5000만 달러)은 전년 대비 14.7%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무역수지는 90억 8000만 달러 흑자다.
한편 상반기 전체 수출 실적은 3347억 달러로 2024년 1~6월 실적에 비해 0.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보합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올해 상반기 일평균 수출액은 25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3% 늘었다. 상반기 수입액은 3069억 달러로 일 년 전에 비해 1.6% 감소했다. 올해 1~6 누적 무역수지 흑자는 27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억 달러 많았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올해 상반기 수출은 전례 없는 통상·무역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며 “특히 새 정부가 출범한 6월에는 역대 6월 중 최대실적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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