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멈췄던 현대차 中공장, 수출로 새 엔진…중동·아세안 공략 전진기지로 [biz-플러스]

현대차 中법인, 작년 수출 445대서 4.4만대로

1년 새 100배 껑충 …올해 10만 대 달성 목표

수출 모델 MPV·세단·소형 SUV 등으로 확대

현지 내수는 과제…1.6조 들여 EV 등 투자





현대자동차가 중국 공장을 ‘수출 기지’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하며 중국 사업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현대차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BHMC)는 지난해 수출 물량이 4만 4000대를 넘어 전년 대비 100배나 뛰었고 올해는 10만 대 수출을 목표로 삼았다. 세단과 다목적차량(MPV),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으로 수출 모델을 다양화해 중동과 아세안 등 신흥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7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의 지난해 해외 판매는 4만 4638대로 집계됐다. 2023년 수출이 445대에 그친 데 비해 100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베이징현대는 지난해 1월 171대에 불과했던 월 수출을 4월(2644대) 네 자릿수로 끌어올린 후 매월 2500~9300대가량을 해외에 팔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조치 등에 현지 판매가 계속 줄어 베이징현대의 지난해 중국 판매 대수는 전년보다 약 30% 감소한 16만 9765대로 집계됐지만 4대 중 1대는 수출로 팔아 새 활로를 개척한 셈이다.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2016년까지만 해도 100만 대를 넘었다.

베이징현대는 수출 모델을 2023년 전략형 다목적차량(MPV)인 쿠스토 1개에서 지난해에는 아반떼·무파사 등으로 늘렸는데 이 같은 수출 전략이 적중했다. 현대차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차들을 사우디아라비아와 필리핀·카자흐스탄 등 신흥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베이징현대는 올 수출을 10만 대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법인이 10만 대 수출을 달성하면 체코·튀르키예·인도와 함께 4대 해외 수출 거점으로 도약하게 된다. 현대차는 중국에 첫 전용 전기차 모델도 선보여 내수 판매를 40만 대로 끌어올려 올해 총 50만 대를 팔아 9년 만에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낼 계획이다.

현대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합작사인 ‘베이징현대’ 매장. 서울경제DB


中공장 '수출기지' 대변신…아반떼·무파사로 중동·아세안 공략


현대차가 중국 공장을 수출기지로 전환하는 것은 현지 브랜드의 부상과 판매 부진 등 위기 속에서 기회를 모색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월 충칭 공장이 3000억 원에 매각하면서 업계에선 현대차가 중국에서 손을 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끊이지 않았다. 현대차는 이에 맞불이라도 놓듯 중국 공장의 수출량을 대폭 늘리고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등 재도약 발판을 다지고 있다.

현대차 중국 법인의 대변신은 ‘드라마틱(Dramatic)’하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현대차 중국 공장은 2022년에만 해도 수출이 ‘제로(0)’였다. 생산된 완성차 물량을 해외 판매 없이 전부 중국 내수용으로 소화한 것이다. 미국과 체코·인도 등 현대차의 해외 생산 거점 10곳 중 수출을 하지 않는 곳은 중국 공장이 유일했다. 2023년에야 미니밴인 쿠스토를 해외로 수출하기 시작했지만 실적은 445대에 불과했다.

그러다 지난해 상황이 확 바뀌었다. 수출 물량을 단 번에 100배 늘린 4만 4638대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물량만 놓고 보면 중국 공장은 체코(32만 6660대), 튀르키예(20만 4000대), 인도(15만 8686대), 인도네시아(6만 2443대)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다. 미국(2만 2600대), 브라질(1만 3806대) 법인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다. 현대차는 올 해 중국법인 수출이 작년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난 10만 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법인이 수출을 적극 확대하기로 한 배경에는 수년간 지속된 중국의 내수 부진이 똬리를 틀고있다. 베이징자동차(BAIC)와 합작으로 세운 베이징현대는 2001년 출범한 후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100만 대 넘게 판매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17년 막이 오른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판매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최근에는 BYD 등 중국 로컬 브랜드가 저렴한 전기차를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잠식해 설 자리가 더욱 좁아졌다. 베이징현대는 중국 내수 시장 회복이 쉽지 않고, 사업 안정성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지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

현대차가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쿠스토(사진) 등 주요 모델의 해외 판매를 늘리고 있다. 현대차 중국 공장의 지난해 수출 판매는 4만 4638대로 전년보다 100배가량 늘었다. 사진 제공=현대차


현대차는 중국 공장을 기존 5개에서 2개로 줄이며 사업 전략을 다시 짰다. 일부 공장의 처분으로 고정 비용을 줄이고 남은 공장을 활용해 신흥 시장의 판로를 넓혀 수익성을 높이기로 한 것. 중국 법인의 수출 지역은 주로 중동(사우디아라비아)과 중앙아시아(카자흐스탄), 아시아태평양(대만·베트남·필리핀) 등이다. 초반에는 쿠스토 1개 차종으로 해외 판매에 나섰지만 지난해부터 아반떼와 소형 SUV 무파사 등 인기 모델까지 포함해 수출 시장을 넓히고 있다.

기아도 마찬가지다. 기아 중국 공장은 지난해 해외 수출로 17만 317대를 판매했다. 전체 판매(24만 8202대)의 68.6%에 달한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페가스와 쏘넷·셀토스·스포티지 등은 중남미(칠레·페루)와 사우디,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 옮겨져 새 고객을 맞았다.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전략은 중국 법인이 수출 확대에 전략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어 가능했다. 자동차를 조립하고 이동하는 데 필요한 생산 및 물류 인프라가 잘 갖춰진데다 중국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자동차 수출 관세(0%)를 없앴다. 나아가 중국에서 중앙아시아·유럽·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인 ‘일대일로’ 구상이 확장될수록 수출길도 넓어졌다.

현대차는 수출 확대를 발판으로 감소했던 중국 내수 판매도 다시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내수 판매량은 각각 12만 5127대, 7만 7885대로 전년보다 48.3%, 2.8%씩 감소했다. 현대차가 올 해 설정한 중국 내수 판매 목표 40만 대를 달성하려면 작년보다 세 배 넘는 판매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베이징현대는 올 해 중국에 첫 전용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며 수출을 포함해 총 50만 대를 팔아 9년 만에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낼 계획이다. 지금까지 현대차는 전동화 전환이 빠른 중국 시장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대차는 앞으로 하이브리드차(2026년)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2027년) 등으로 출시 차종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차량 개발을 위해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는 베이징현대에 8000억 원씩 총 1조 6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