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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진·영업이익 훼손…물류대란에 수출기업 “한숨만 쉰다” [뒷북비즈]

[물류대란에 수출기업 역마진 속출]

일부 中企 납기지연에 계약해지도

1년새 해상운임 3배 이상↑·항공 1.8배 올랐지만

"거래처 잃을라" 울며 겨자먹기…영업이익은 악화

中 광군제·美 블프 등 겹쳐 물류난 내년까지 갈수도

납품 독촉에 고가 항공물류 내몰려

컨테이너 보관료도 4배 폭등







물류대란으로 해상과 항공 운임이 급등하면서 수출 기업들이 손실을 보며 제품을 납품하는 ‘역마진’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 중소기업은 해운 물류 적체로 납기가 지연되면서 거래처에서 계약 해지 통보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 가공식품, 의류 등의 중소기업들은 해외 바이어가 납기를 재촉하는 바람에 공급선을 잃지 않으려 고가의 항공·해운 운임을 감수하고 손실을 보면서까지 수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출할수록 손실을 입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부품 기업인 A사 대표는 “어렵게 확보한 해외 완성차와의 납품 계약을 차마 포기할 수 없어 역마진을 감수하며 수출하고 있다”면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눈앞이 깜깜하다”고 하소연했다.

가공식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B사 대표는 “1년 동안 해상 운임이 3배 이상 뛰었다”며 “수출할수록 물류비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 감당할 재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보관료 부담도 기업 비용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출항일 기준 5일 전에는 터미널에 컨테이너를 반입할 수 있었는데 지난달부터 3일로 짧아졌다. 결국 외부 터미널에 컨테이너를 보관하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임택규 한국국제물류협회 이사는 “현재 수출 기업들은 운임 급등에 따른 손실에 적체 현상으로 물류 보관료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며 “갈수록 물류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임 급등에 수출할수록 손실이 쌓입니다.”

수출 주문이 쏟아지지만 자동차 부품 업체 A사 대표는 요즘 한숨만 쉰다. 부품 원가를 맞추려면 해운 물류를 이용해야 하지만 해외 완성차 업체에서 납기를 재촉하는 통에 손실을 감수하고 항공 물류를 쓸 수밖에 없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해운·항공 물류 운임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물동량도 매 분기 증가 추세다. 연말 최대 쇼핑시즌을 앞두고 글로벌 유통 업체들이 앞다퉈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다. 반면 수출 기업이 확보 가능한 해운, 항공 선복은 여전히 태부족이다. 수출 기업들은 거래처를 잃지 않기 위해 역마진을 감수하고 선박과 항공편을 통해 물류를 실어 보내고 있다.



항공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항공화물운임지수인 TAC지수(Index)의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1㎏당 9.74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기존 최고 기록인 지난 5월의 8.70달러를 넘어섰고 1년 전과 비교하면 80% 상승했다. 해운 운임도 연일 사상 최고치다.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 시황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달 8일 기준 4,647.60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9월 30일(1,443.54) 대비 3배 이상 급등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수출 기업이 맞고 있다. 이달 실적 발표를 앞둔 대기업 계열사 기계 업체는 요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제품 판매량은 연일 증가 추세지만 실적은 기대 이하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물류비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훼손된 것이다.

제품 원가율이 낮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수출 역마진 현상은 이제 일상이다. 가공식품을 생산해 미주 동안으로 수출하는 중소기업 B사가 대표적이다. B사 관계자는 “최근 1년 동안 해상 운임이 3배 이상 치솟았다”며 “수출할수록 물류비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업은 정부에 수출 운임 지원을 요청했다.

대한항공 화물기에서 화물이 내려지고 있다./사진제공=대한항공




물류 적체에 따른 추가 보관료 부담도 수출 기업의 어깨를 짓누른다. 포장·위생용품을 수출하는 중소기업 C사는 부산항 터미널에 컨테이너 반입 기간이 줄어들며 추가 보관료가 들게 됐다. C사 관계자는 “출항일 기준 5일 전에는 터미널에 컨테이너를 반입할 수 있었는데 지난달부터 3일로 바뀌었다”며 “결국 외부 터미널에 컨테이너를 보관하게 되면서 보관 비용을 추가로 부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선박 스케줄 지연이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C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출항이 1~2주 지연되면서 부산항 반입 일자도 미뤄져 보관 비용이 서너 배는 더 들게 됐다”고 말했다. 수출 역마진 현상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것은 수출액에서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수출액의 경우 물류비 비중은 6.8%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물류대란이 적어도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위드 코로나 정책 시행, 중국 광군제(11월 11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26일), 크리스마스 등 연말 최대 쇼핑 시즌을 앞두고 물동량이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한국발 물동량 역시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138만 6,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였던 수출 컨테이너 물동량은 올 1분기 166만 1,000TEU로 19.8% 늘었다.



현재 전 세계 물류 적체 현상의 주원인으로는 갈수록 심화하는 미국 동·서안의 적체 현상과 육상 운송 지연이 꼽힌다. 여기에 코로나19 방역으로 선박이 항구에 묶이는 기간이 늘어나는 것도 물류 적체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에서 배를 소독하다 보면 물건이 들어오는 데 그만큼 시간이 지연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래 중국에서 물건을 띄우면 다음날 우리가 찾는 구조였는데 지금은 이틀, 사흘 이상 걸리게 됐다”며 “이런 부분을 중국 정부가 사전 고지하는 게 아니라 갑자기 소독 명령을 내려서 ‘오늘 안 되니까 다다음날 물건 받아가라’는 식”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전혀 예측이 안 된다. 특히 배가 일주일 동안 매일 들어오는 게 아니라 화목토 딱 삼일만 들어오기 때문에 하루 이틀씩 밀리면 한 주가 밀려 버린다”며 “백화점에서도 브랜드들이 고객들과 한 약속이 있는데 한 주가 밀려버리면 고객들이 그사이에 못 기다리고 환불을 해버리니까 브랜드들은 결국 중간에 있는 우리 무역상들만 닦달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준봉 무역협회 물류서비스실장은 “연초부터 수출 기업들의 운임 지원 요청이 접수돼 융자 제공 등 가능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종갑·이완기·김동현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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