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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포커스]행장 평균 임기 2년도 안돼...체질 개선은 '언감생심'

<'단명 은행장 '이대로 좋은가>

현안 파악만 하기에도 시간 부족

단기성과 위주 무리한 영업 집중

DLF사태 등 소비자피해로 돌아와

윤석헌 "CEO 임기 연장 필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 사태 이후 시중은행장 임기제도에 대한 개선 여론이 커지고 있다. 짧은 은행장 임기로 인해 단기 성과 위주의 영업에 집중하게 되고, 결국 불완전판매 등의 피해는 금융소비자로 이어지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핀테크·블록체인 등 금융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장기적인 로드맵을 세우기보다 임기 내 매출 확대 등 단기 성과에 치우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원인을 따져봐야 한다는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단기성과 위주의 영업 개선 방안의 하나로 “금융사 경영자의 임기를 연장시키는 것이 좋은 방향”이라고 밝혀 향후 대책 마련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10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8년간 미국 5대 투자은행(IB)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재임 기간은 69.6개월(5.8년)로 집계됐다. 반면 국내 16개 시중은행의 현직 은행장 평균 재임 기간은 22개월(1.8년)에 불과했다. 그나마 증권사 CEO들이 평균 38.9개월(3.2년)로 체면치레하는 수준이었다. 당장 오는 11월 2년 임기종료를 앞둔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재임 기간은 3년이다. 12월 임기 3년을 채우는 김도진 IBK기업은행장도 앞선 전임 행장들과 같이 기본 임기만 채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NH농협금융지주의 경우 계열사 CEO들의 기본임기가 1년에 불과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장의 임기가 짧을 경우 장기적인 경영전략 부재로 인한 손실이 더 크다”며 “최근 발생한 DFL 사태의 원인도 단기실적 경쟁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DLF 손실이 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도 영업점 핵심성과지표(KPI)에서 단기 성과가 뚜렷한 수수료 수익 비중이 높아 문제를 키웠다.



은행장이 전문성을 발휘하기는커녕 은행 현안을 파악하는 데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장에 취임한 후 현장 점검을 하면서 2~3개월을 보내고 경영계획을 세우고 나면 임기의 반이 지나버린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장은 “해외 현지 사무소를 개설하고 지점으로 전환하는 데 3년이 걸리는데, 현재 은행장 임기로는 지점 전환도 마무리가 힘든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통제가 은행에 여전히 강하게 작용하고, 은행의 전통적인 기수문화도 행장 임기를 단축시키는 원인”이라며 “정부 통제에서 벗어나 있고 수평적인 문화가 강한 외국계를 보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평가했다. 실제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현재 4년 넘게 행장직을 수행하는 한편 남은 임기가 2021년 1월이라는 점에서 미국 5대 투자은행 CEO들과 비슷한 수준의 임기를 채우게 된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역시 2014년 10월 취임해 연임을 거쳐 2020년 10월까지 6년간 은행장 임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두 은행의 실적개선은 뚜렷해지고 있다. 박 행장이 취임한 2015년까지 적자를 이어왔던 SC제일은행은 다음 해 흑자전환 이후 올 상반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6.65%로, 전년 동기 대비 2.01%포인트 상승했다. 씨티은행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6.1% 증가했다.

자본시장연구원도 총자산순이익률(ROA) 평균이 △단기재임(1~3년 차) -0.33% △중기재임(4~6년 차) 0.03% △장기재임(7년 차 이후) 0.27%로 금융사 CEO의 재임 기간이 길수록 경영성과가 개선되는 추세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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