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맞아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뵐 생각에 벌써 마음이 설렌다. 귀성길에 오르기 전 부모님께 안겨드릴 선물을 고르는 건 명절 때마다 되풀이되는 고민거리다. 노후 대비야말로 가장 확실한 효도라는 말처럼 올 추석에는 부모님을 위한 치매·간병보험을 선물해드리는 건 어떨까. 특히 최근에는 중증치매뿐 아니라 경증치매는 물론 진단비와 약물 치료비, 간병비까지 책임지는 상품들까지 등장하면서 보장 내용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1일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5세 이상 추정 치매환자 수는 105만 2977명으로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했다. 노인 10명당 1명꼴로 치매 환자라는 의미다. 중앙치매센터는 국내 치매 환자가 2030년 142만 명을 거쳐 2050년에는 31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늘어나는 치매 환자만큼이나 치료·간병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치매 환자 1명당 관리 비용은 연간 2000만원을 훌쩍 넘어선지 오래다. 고령화 시대에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치매를 피할 수 없다면 미리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 보험사들이 앞다퉈 내놓고 있는 치매·간병보험을 꼼꼼히 따져본 뒤 부모님에게 잘 맞는 상품을 선물해보자.
삼성생명의 ‘웰에이징 건강보험’은 노인성 질환 관리와 보장을 강화한 상품이다. 특히 웰에이징질병보장특약 4종을 신설해 노인성 질환 발병의 사전 징후로 여겨지는 주요 질병을 보장해준다. 치매 관련 특약 가입 후 치매 상태시 약물치료 보장은 물론 전문재활치료와 심리적 안정, 사회적 회복을 위한 정신요법치료도 추가해 보장을 확대했다.
교보생명이 내놓은 ‘교보치매·간병안심보험’은 경증치매 환자를 위한 보장을 강화한 상품이다. 임상치매등급(CDR) 3등급 이상의 중증 치매뿐 아니라 경도(CDR 1등급)·중등도(CDR 2등급) 치매 발생 시 진단보험금과 함께 매달 생활비를 평생 지급한다. 예를 들어 경증치매 진단 시 일시금 500만 원, 중등도 치매 시 일시금 1000만 원 등과 함께 매월 생활자금도 받을 수 있다. 또 생활자금을 받다가 조기에 사망해도 최소 3년(36회) 동안 지급이 보증된다. 현대해상의 ‘퍼펙트케어 간병보험’은 장기요양과 치매를 집중적으로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업계 최초로 인지지원등급까지 보장 영역을 확대해 초기 치매환자도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치매 중증도를 평가하는 대표적 검사인 CDR 검사지원비를 지원해주는 상품도 있다. KB손해보험의 ‘KB 골든케어 간병보험’은 특약으로 치매 CDR 척도 검사지원비와 MRI·CT·PET 검사비, 치매 약물 치료비 등을 탑재했다. CDR 검사는 치매 환자의 상태를 세밀하게 파악해 치료제 투약량 등을 결정하는 데도 필수적인 검사로 평가받는다. 기존 상품들이 치매 원인을 분석하는 검사 비용에 대해서만 보장해준 것과 달리 CDR 검사 비용도 연 1회 한도 내에서 보장한다.
치매뿐 아니라 노년기에 자주 발생하는 질환까지 보장받길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상품도 눈길을 끈다. 미래에셋생명의 ‘M-케어 치매간병보험’은 치매나 장기요양 보장에 그치지 않고 백내장·녹내장 수술이나 인공관절 치환수술 등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까지 폭넓게 보장한다. 기본적으로는 치매 검사비와 진단·치료·통원 및 입원에 이르기까지 치매와 장기요양에 대한 체계적 보장을 제공한다. 질병이나 재해로 인해 간병이 필요한 경우 간병인 사용 입원비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이용 입원비를 각각 최대 180일간 보장한다.
이미 질병이 있다면 장기간병보험 전용 간편 가입형을 새로 도입한 NH농협생명의 ‘요양을 안심해 NH간병보험’을 눈여겨볼 만하다. 치매·파킨슨병 진단 이력이 있어도 최근 3개월 이내 의사의 입원, 수술, 추가 검사 및 진단 소견이 없는 등 5가지 질문에 이상이 없을 경우 일반 심사 보험보다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또 보장 범위도 대폭 확대해 장기요양 1등급부터 인지지원등급까지 보장하고 재가급여 중 이용률이 높은 주·야간보호(데이케어센터) 보장도 신설했다. 간병인 보장도 강화해 실제 간병인 사용 비용에 따라 연간 사용 금액의 최대 50%를 환급받을 수 있다.
재활치료까지 보장해주는 상품도 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의 ‘한화 치매간병보험’은 장기요양 급여에 대한 고객 수요를 반영해 재가 및 시설 급여를 이용할 때마다 보장받는 장기요양급여금Ⅱ 담보를 신설했고 경증치매 단계에도 우울증 진단비, 정신질환 진단비 등을 보장한다.
다만 간병보험에 가입할 때는 보험료 납입 형태가 갱신형인지 비갱신형인지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간병보험은 노후를 대비한 보험인 만큼 나이가 많을수록 보험료가 오르는 구조다. 갱신형은 가입 후 일정 기간이 지날 때마다 나이와 위험률을 따져 보험료를 다시 계산한다. 가입 시점에 확정된 보험료가 계속 유지되는 비갱신형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초기 비용은 저렴하지만 갈수록 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