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003850)이 글로벌 빅파마 사노피의 항암제 ‘탁소셀’을 인수해 글로벌 사업에 나선다. 보령이 글로벌 오리지널 항암제의 전 세계 비즈니스 권한을 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이번 사업권 인수를 계기로 해외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보령은 사노피로부터 세포독성 항암제 탁소텔의 국내외 판권·유통권·허가권·생산권·상표권 등 글로벌 사업권을 최대 1억 7500만 유로(약 2878억 원)에 인수했다고 30일 밝혔다. 1억 6100만 유로는 거래 종결일에 지급하고, 계약상 설정한 조건을 달성하면 1400만 유로를 추가로 지급하는 구조다
탁소텔은 199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이래 유방암, 전립선암, 위암, 두경부암 등 다양한 고형암 치료에 널리 쓰여 온 세포독성 항암제다. 세계보건기구(WHO) 필수의약품 리스트에 등재된 성분인 ‘도세탁셀’의 오리지널 제품이다. 사노피에 따르면 탁소텔은 작년 한 해 전 세계에서 7000만 유로(약 115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보령은 이번 계약으로 한국·중국·독일·스페인을 포함한 19개국은 물론, 남미·중동 지역에서는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탁소텔의 제반 사업을 포괄적으로 인수하게 된다. 아울러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면 국내 예산공장에서 생산하게 되며, 보령이 직접 유통·판매한다. 회사 관계자는 “세포독성 항암제 분야에서 오리지널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게 됐다”며 “국내로 한정돼 있던 사업 범위를 넘어서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보령은 앞서 2021년 ‘젬자’, 2023년 ‘알림타’ 등 글로벌 오리지널 항암제의 국내 사업권을 인수해 자사 생산 전환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회사 측은 세포독성항암제 여전히 항암 치료의 필수 기반인데다, 국내가 아닌 글로벌 사업권인 만큼 새로운 포트폴리오 확장과 더불어 사업 확대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그동안 국내 항암제 사업권을 인수해 내재화와 제형 개선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며 “이번 탁소텔 글로벌 비즈니스 인수는 처음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글로벌 사업권을 확보하는 계약인 만큼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기술 이전을 넘어 후속 제형 개발과 병용 전략, 새로운 적응증 연구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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