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은 카이스트(KAIST)와 함께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대국민 인공지능(AI) 경진대회 ‘2025 동원 AI 컴피티션’ 본선을 개최했다.
동원그룹은 대한민국의 AI 인재 발굴과 기술 발전을 위해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소비자 유형(페르소나) 생성 및 신제품 수요 예측’을 주제로 이번 대회를 열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해 개최한 사내 AI 경진대회를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한 것으로, 참가자들은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AI 활용 아이디어를 개발해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겨뤘다. 올해 대회에는 총 135개 팀이 참가해 이 중 10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 진출팀들은 약 2개월간 챗GPT 등 LLM을 활용해 다양한 소비자 유형을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제품 수요를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회사는 신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전 잠재고객의 구매 의사를 AI로 미리 파악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이번 과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상은 경희대학교 학생 5명으로 구성된 ‘공148호에서’ 팀이 차지했다. 이 팀은 인구통계학적 속성과 외식 배달 횟수, 요리 빈도, 사용 용도 등 제품군별 소비 행태 속성 10개 항목을 반영해 100명의 균형 잡힌 소비자 페르소나를 생성했다. AI 모델의 창의성과 페르소나 설계 완성도 등에서 심사 위원의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이번 대회 과제인 가상 페르소나 기반 수요 예측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방식으로, 동원그룹은 향후 해당 과제를 특허 출원할 계획이다. 박종성 동원그룹 DT 본부장은 “이번 대회는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면 기업이 큰 비용을 들여 수요 조사를 실시하는 것보다 경제적일 것이라는 발상에서 시작했다”며 “아직 현장에서 이런 시도를 한 곳이 없는 만큼 동원그룹이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개최에는 AI 인재 양성과 기술 확보를 향한 창업주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김 명예회장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소신을 꾸준히 밝혀왔다. 2020년 AI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사재 500억 원을 카이스트에 기부한 데 이어 올해 초에도 44억 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김 명예회장은 “젊은 시절엔 세계의 푸른 바다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찾았지만 AI 시대에는 데이터의 바다에 새로운 미래가 있다”며 “대한민국이 데이터 대항해 시대의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핵심 인재를 양성해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주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도 “작년엔 사내 차원의 AI 경진대회를 열었다면 올해는 AI산업이 국가적으로 비교우위에 설 수 있도록 대회 규모를 키웠다”며 “오늘 대회에서 발표된 수요 예측 모델은 정확도가 워낙 높아 향후 실무에도 활용해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2월 자체 AI 플랫폼 ‘동원GPT’를 도입해 전사적 활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임직원 1500여 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또 글로벌 AI 기업 데이터브릭스와 협력해 ‘동원 CDS 아카데미’를 신설해 2026년까지 800명의 사내 데이터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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