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최초의 AI 여배우가 곧 등장할 전망이다. 번거로운 실제 촬영 없이도 대량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고, 스케줄 조정도 없이 24시간 활용 가능해 제작 주기를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에 AI 캐릭터가 기존 방송 산업에 빠르게 자리잡는 분위기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전문매체 '데드라인'은 배우 겸 코미디언 기술자인 엘린 반 데어 벨덴이 세운 AI 배우 스튜디오 '시코이아(Xicoia)'가 만든 최초 AI 캐릭터인 '틸리 노워드'가 여러 에이전트 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반 데어 벨덴은 최근 취리히 서밋에 참가해 루마 AI의 새로운 스튜디오인 '드림 랩 LA' 책임자 베레나 품과 함께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AI 발전에 관해 토론했다. 이 자리에서 반 데어 벨덴은 "스튜디오와 기타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조용히 AI를 받아들이고 있다"며 "앞으로 몇 달 안에 이 기술을 사용하는 유명 프로젝트에 대한 공개 발표가 될 수 있다"고 기대를 전했다.
반 데어 벨덴은 프리젠테이션에서 "올해 2월쯤에는 모두가 (우리의 AI 캐릭터를 보고) '아니,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생각했었다"면서 "5월쯤 되자 사람들이 '너희들과 함께 뭔가를 해야 해'"라는 반응으로 바뀌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몇 달 안에 AI 캐릭터 '틸리'와 함께 할 기관을 발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제작사 측은 틸리를 "차세대 스칼렛 요한슨이나 내털리 포트먼 같은 배우"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틸리 노워드는 지난 7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첫 작품으로 코미디 스케치 'AI 커미셔너'에 출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 데어 벨덴은 "창작자들이 예산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AI는 긍정적 도구가 될 수 있다"며 "결국 관객이 원하는 것은 배우의 맥박이 아니라 이야기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발표는 반 데어 벨덴이 최근 AI 스튜디오 '시코이아' 설립을 공식 발표한 지 며칠 만에 이뤄진 것이다. 반 데어 벨덴은 "틸리의 배우 에이전시 계약이 성사되면 그녀는 전통적으로 실제 스타들과 함께 일하는 에이전시에서 대표성을 얻은 최초의 AI 제작 여배우 중 한 명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반 데어 벨덴은 자신의 링크트인에도 "합성 배우의 시대는 오고 있는 게 아니라 이미 시작됐다"고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의 발표를 옆에서 들은 루마 AI의 드림랩 LA 책임자 베레나 품은 전직 'AI 아티스트'로서 스튜디오 분위기 변화를 전했다. 그는 "루마에 합류하기 전 어떤 스튜디오와 미팅을 가졌었는데, 사람들은 '우리는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습니다'라고 했었다"며 "그러나 올해부터는 사람들이 저한테 전화를 걸어 저와 대화를 나누고싶어 했다"고 말했다.
이어 품 대표는 "현재 모든 대기업과 스튜디오들이 AI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세부 사항을 말할 수 없어 더 이상 언급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솔직히 올해는 흥미롭다, 내년 초에는 많은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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