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기간 동안 보더콜리 산책 시켜주실 분"
"중3 남학생 수학 알려주세요. 건당 3.5만원"
"추석 주방 단기 보조알바. 60만원 드림"
'10일 황금연휴'라는 올 추석 대목을 앞두고 유통가나 자영업계에서 단기 알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구직자 입장에서도 고향을 방문하는 대신 '목돈'을 벌 수 있는 단기 알바에 대한 관심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30일 서울경제신문이 직접 구인 구직 플랫폼을 들여다보니, 반려견이나 반려묘 돌봄을 모집하는 공고는 기본이고 연휴 기간 이용객이 급증하는 고속도로 휴게소 알바부터 성묘객 맞이를 위한 공원묘지 잔디 시공 알바, 중학생 수학 특별과외 알바까지 각양각색 '이색 알바'들이 구직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 논현동에서는 추석 연휴 기간 중 사흘 동안 대형견인 보더콜리 두 마리를 산책시켜 줄 사람을 구한다며 "하루 4만원, 3일 총 12만원을 드리겠다"고 구인 구직 플랫폼에 글을 올렸다. 화성시 봉담읍에서도 "추석 연휴 5일간 5개월 된 아기 고양이를 돌봐달라"며 "10만원"이라고 모집글을 올렸다. 올 추석 연휴가 길다 보니 해외 등 여행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비행기에 함께 오를 수 없는 반려견 또는 반려묘를 위해 돌봐줄 사람을 구하는 것이다.
강아지·고양이뿐만 아니라 사람을 돌봐줄 알바글도 자주 포착됐다. 서울에서 중3 남학생을 양육하고 있다는 한 부모는 추석 기간 동안 자녀가 취약한 '고등학교 수학' 과목을 특별 과외해 줄 사람을 구한다며 "건당 3만 5000원"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추석 당일 제외한 연휴 기간 동안 꼼꼼하게 봐주시면 된다"며 "호흡이 잘 맞으면 연휴 이후에도 꾸준히 과외를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한남동에서는 연휴 동안 입주해 아이들을 돌봐줄 베이비시터를 구한다는 글도 있었다. 게시글에 따르면 "4일 아침에 출근해 7일 아침에 퇴근하는 스케줄로, 페이는 총 60만원"이라고 적었다. 남아와 여아 2명이며 아이들이 잘 동안은 자유롭게 휴식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또 다른 글에는 50대 여성 집에 방문해 식사와 약을 챙겨줄 사람도 구한다는 글도 있었다.
연휴 동안 이용객이 급증하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알바 모집 공고가 많이 보였다. 경부고속도로 위 청주의 한 휴게소에서는 "10월 5일부터 8일간 일급 13만원"에 알바 모집글을 올려두었다. 근무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며, 휴게시간은 2시간 보장된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위 경기 여주시 인근 휴게소에서도 "일급 13만원"에 단기 알바를 구인하면서 "점심과 저녁이 제공된다"고 밝히고 있다.
가족, 연인 단위로 축제가 곳곳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곳에서도 단기 알바를 찾는 글이 다수 발견됐다. 강원도 속초에서는 "일급 12만 5000원"에 연휴 기간 민속놀이 레크레이션 진행을 맡을 진행자를 구한다는 이색 알바 글이 올라왔다. 공주백제축제 현장에서는 "시급 1만2000원"에 푸드트럭을 함께 운영할 알바를 모집하기도 했다. 제주 서귀포 중문에서는 "시급 1만1000원"에 식물원에서 베이커리 판매 부스를 운영할 단기 스태프를 모집했고, 제주 조천읍 한 유원지에서는 오리배 탑승 수상안전요원을 모집하기도 했다.
연휴 기간동안 발길이 이어질 공원묘지 앞 추모관에서 하루종일 꽃다발 포장을 할 단기 알바를 모집하는 글도 있었고, 한 공원묘지에서는 성묘객을 위해 잔디 시공을 도와 줄 단기 알바생을 모집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유리창 청소 알바, 호텔 청소 알바, 식당 주방 보조 알바 등 다양한 단기 알바 모집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명절 단기 아르바이트 역시 근로계약서 작성은 필수라고 안내하고 있다. 특히 추석 연휴와 같이 공휴일에 근무하는 경우 법에서 정한 시급의 250%를 받을 수 있다. 다만 회사가 5인 미만이거나, 연휴 동안 15시간 미만 근무하기로 한 경우에는 공휴일 관련한 법이 적용되지 않아서 평일과 똑같이 100%만 지급받게 된다.
명절 단기 알바를 하다 다쳤을 경우에도 산재 신청이 가능하다. 4대보험 가입 처리를 하지 않았더라도, 산재 사건으로 인정되면 치료비와 월급, 장해에 대한 보상 등을 받을 수 있다. 약속한 임금을 제대로 못 받은 경우에도 근처 노동청에서 신고를 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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