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의 외연이 스킨케어와 색조를 넘어 향수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K향수’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올해 향수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29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8월 향수 수출액은 약 3500만 달러(약 488억 원)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6.2%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향수 수출액은 올 연말 5000만 달러(약 695억 원)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향수 수출액은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31.9% 성장한 3885만 달러(540억 원)를 기록한 바 있다.
올 들어 향수를 수출하는 국가도 다변화하고 있다. 올해 1~8월 국가별 향수 수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중국(103%), 일본(85.9%), 미국(30.4%)은 물론 아랍에미리트연합(UAE·86.2%), 프랑스(993.5%) 등 중동과 유럽 국가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K향수는 향뿐만 아니라 감각적인 패키지와 디자인으로 각광받고 있다. 해외 고급 향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하고, 품질을 믿을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해외 유명 향수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했지만 최근 ‘나만의 향’을 찾으려는 소비 트렌드가 강해지는 틈을 타 K향수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K향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올리브영은 올해 초 퍼퓸 라이브러리 코너를 신설했고, 다이소는 저가 향수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온라인 패션플랫폼 W컨셉에서는 향수를 비롯한 캔들, 디퓨저 등 프래그런스 카테고리의 올 1~8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증가했다. 무신사뷰티에서도 올해 향수 및 룸 스프레이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0%, 430% 뛰었다. 29CM도 최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구퍼스트로피 매장을 오픈해 자체 프래그런스 제품을 집중 판매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및 내수 수요를 겨냥해 서울 성수동, 명동 등에 자리 잡는 인디 향수 브랜드도 눈에 띈다. SW19, 비비앙, 시머스, 유쏘풀, 센녹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경기 침체로 값비싼 외국 향수 수입은 주춤하고 있다. 올해 1~8월 향수 수입액은 1억 5100만 달러(약 21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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