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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부족 내년까지 갈 것"…삼성·SK, 제품값 인상 탄력받는다

■D램 슈퍼사이클

데이터센터 '메모리 블랙홀' 돼

서버교체 위한 낸드 수요도 급증

2018년 '슈퍼사이클' 넘는 호황

글로벌IB "2027년 정점 이를 것"

오픈AI ‘달리’로 생성






메모리반도체는 통상 3~4년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다. 메모리반도체는 앞서 2018~2019년 유례없는 호황기를 누렸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슈퍼사이클의 양상이 이전과 다르다고 분석한다. 인공지능(AI) 붐이라는 요인이 메모리 사이클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바꾸며 증폭시키는 모습이다.

이번 슈퍼사이클을 주도하는 주인공은 챗GPT와 같은 AI 서비스 운용에 특화한 AI데이터센터다. AI 혁명에 올라타기 위해 기존에 데이터센터 투자를 주도해온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클라우드 같은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운영사(하이퍼스케일러)는 물론 오픈AI·메타와 같은 AI 빅테크 기업들도 가세해 천문학적인 규모의 AI데이터센터 구축에 열을 올리면서 이전 사이클과 달리 데이터센터가 메모리 수요의 ‘큰손’이 됐다.

특히 빅테크들이 투자한 데이터센터에 꼭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는 D램 품귀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HBM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 많게는 12개의 D램이 필요하다. HBM은 데이터가 이동하는 통로인 대역폭을 기존 메모리 대비 대폭 늘려 AI 연산을 원활하게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이 때문에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든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양산을 앞두고 있는 최선단 제품인 6세대 HBM인 HBM4의 경우 적층할 D램 개수가 16개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어서 데이터센터발 D램 쏠림 현상은 앞으로 한층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량 확대는 제한적인데 AI데이터센터가 D램을 빨아들이면서 모바일·PC와 같은 범용 D램 시장도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뛰고 있다. HBM의 수익성이 범용 D램을 크게 웃돌아 기업들은 HBM용 D램에 생산 라인을 우선 할당하고 있어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6기가비트(Gb)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의 가격은 올 1월 3.7달러에서 9월 말 7.5달러로 2배 이상 뛰었다. 트렌드포스 측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3대 D램 공급 업체는 하이엔드 서버용 D램과 HBM에 고급 공정 용량을 할당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PC와 모바일 및 소비자 애플리케이션 용량이 줄고 있다”며 “기존 범용 D램 가격이 크게 인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낸드플래시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AI 데이터 처리를 위해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로 교체하거나 보완하려는 수요가 폭증하면서 낸드 공급 부족 현상도 가시화하고 있다.

D램과 낸드의 품귀 현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이달 발표한 ‘메모리 슈퍼사이클’ 보고서에서 이번 메모리 수요 급증이 2027년에야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대규모 하이퍼스케일러들의 2026년 고용량 eSSD 신규 주문량만으로도 올해 전체 eSSD 시장 규모를 넘어설 수 있다”며 “2026년 낸드 시장이 공급 부족 상태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은 삼성·SK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가격 협상에 호재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주요 고객사와 4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부 고객사에 4분기 D램 제품 가격을 최대 30%, 낸드플래시 가격은 최대 10% 인상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역시 공식적인 가격 인상 통보는 유보했지만 시장 상황에 맞춰 가격을 올려받는다는 방침 아래 고객사들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기업인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는 이미 D램과 낸드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선언했다.

금융투자 업계는 메모리 훈풍을 타고 올 3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10조 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실적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은 이달 23일(현지 시간) 4분기(2025년 6~8월)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46% 증가한 113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111억 5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은 구조적으로 제약된 반면 수요는 AI와 일반 서버 양쪽에서 늘고 있다”며 “당분간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며 기업들의 수익성도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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