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여파로 연기금과 공공기관 자금을 한 데 모아 운용하는 주간 운용사 선정 날짜도 밀린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날 예정이었던 연기금 투자풀 주간운용사 입찰은 무기한 연기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해당 건뿐만 아니라 조달청 나라장터 마비로 모든 게 연기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달청에 따르면 26일부터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는 현재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국정 자원 화재 여파로 정부 전산망이 마비되며 접속 장애가 발상한 탓이다. 현재 조달청은 긴급 상황점검 회의를 열고 총력 대응을 위한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연기금 투자풀은 각종 연기금과 공공기관이 맡긴 유휴 자금을 통합해 민간 주간사가 운용하는 제도다. 올 6월 말 기준 수탁고는 68조 2618억 원에 달한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같은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자금까지 포함하면 실질 운용 규모는 약 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올 5월에는 수탁고가 76조 5744억 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올해는 특히 자산운용사 외에도 증권사도 연기금 투자풀 선정 입찰에 참여하며 관심을 끌었다. 기재부가 올 2월 제도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주간운용사 범위를 증권사까지 넓힌 덕이다. 이에 KB증권이 역대 최초 증권사 주간운용사 선정을 목표로 경쟁에 뛰어들며 기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2파전 양상에 균열을 만들었다. KB증권은 최근 진행됐던 건설공제조합 OCIO 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으며 연기금 투자풀 입찰에 전력 투구하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 역시 관심을 보였으나 입찰에 필요한 ‘일반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하지 못한 탓에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만 했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기존 주간사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여전히 강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올해부터 증권사가 주간 운용사 자리를 꿰찰 것이란 기대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선정된 기관은 내년 1월 1일부터 4년간 업무를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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