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국내 은행의 연체율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대출과 개인 차주의 신용대출에서 연체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57%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0.1%포인트 확대된 수치다. 같은 달 기준으로 보면 지난 2016년(0.78%)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다.
기업·가계대출 전반에서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년 전보다 0.14%포인트 확대된 0.67%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같은 기간 0.67%에서 0.82%로 0.15%포인트 뛴 영향이 컸다. 중소법인 연체율도 전년 동월보다 0.19%포인트 오른 0.9%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1년 전에 비해 0.05%포인트 상승한 0.43%로 조사됐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0.04%포인트 늘었고 신용대출을 비롯한 다른 부문의 가계대출 연체율도 0.1%포인트 올라갔다.
지난 6월과 비교해도 원화대출 연체율은 0.05%포인트 늘어났다. 다만 이는 6월에 연체채권 정리에 나선 영향도 있다. 금융 기관들은 통상 분기 말(3·6·9·12월)에 상·매각을 통해 부실채권을 대거 정리한다. 실제로 7월 부실채권 정리 규모는 1조 6000억 원으로 전월(5조 7000억 원)보다 4조 1000억 원 줄어들었다. 반면 신규 연체 발생액은 2조 8000억 원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금감원은 “대내외 불확실성과 내수 경기 회복 지연 등에 따른 신용 위험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유지하도록 유도하겠다”며 “연체율 상승폭이 크고 취약 부문 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을 중심으로 부실채권 상·매각과 충당금 확충과 같은 자산 건전성 강화를 지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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