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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中 못따라가" 구광모의 위기론…LG, 선택과 집중 속도전

■사장단회의서 경영전략 논의

"中 자본·인력 투입 韓의 4배 이상"

AX 가속화 통한 극복 방안 살펴

연구개발·수익 체질 개선도 당부

디스플레이 등서 한계사업 정리

전장·AI·2차전지에는 역량 결집

구광모(가운데) LG 회장이 지난해 9월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주제 발표를 청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LG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이 “중국 경쟁사들은 우리보다 자본·인력에서 3배·4배 이상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사장단을 향해 강한 체질 개선과 빠른 ‘인공지능 전환(AX)’을 주문했다. 3개월 만에 다시 열린 사장단회의에서 그룹의 위기 상황을 환기하고 나선 것이다.

25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24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최고경영진과 중장기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사장단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LG전자(066570)LG디스플레이(034220)·LG화학(051910)·LG에너지솔루션(373220)·LG유플러스(032640)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각 사의 AX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디지털책임자(CDO)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구 회장은 중국 기업들의 추격으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경영 환경에 대한 위기 의식을 공유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AX 가속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그는 사장단을 향해 “구조적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하며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와 수익성 강화를 위한 사업의 선택과 집중 △차별적 경쟁력의 핵심인 ‘이기는 연구개발(Winning R&D)’ △구조적 수익 체질 개선 등을 요구했다.

이기는 연구개발은 중장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술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속도감 있게 연구개발을 전개해 차별적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이다.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며 추격해오는 중국 기업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장에서 성공하는 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구 회장이 이처럼 강한 위기감을 드러낸 것은 중국 첨단기술 공습에 급격히 악화된 수익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의 핵심 사업들이 중국의 파상 공세에 흔들리면서 이익 체력이 한계에 부딪혔다. 지난해 LG전자 등 주요 7개 계열사의 합산 실적을 보면 총매출 191조 6109억 원에 순이익은 1240억 원에 그쳤다. 평균 순이익률은 0.07%에 불과했다. 1만 원어치 제품을 팔아 고작 7원을 손에 쥔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BOE에 밀려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으며 LG화학 역시 중국발 공급 과잉에 따른 치킨게임이 수년째 이어지며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가전 시장에서도 하이얼·메이디 등 중국 브랜드들이 동남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LG그룹은 계열사의 한계 사업을 정리하고 인력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올 4월에는 LG디스플레이 광저우 LCD 공장을 2조 2466억 원에 매각했고 LG화학의 경우 워터솔루션 사업부(6월·1조 4000억 원), 에스테틱 사업부(8월·2000억 원)를 팔았다. 중국과 가격 경쟁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LG화학 석화 부문과 LG전자에서는 희망퇴직을 단행해 인력 효율화에 나섰다.

구 회장이 강조한 ‘선택과 집중’은 결국 이렇게 체질을 개선해 그룹의 명운을 걸 수 있는 ‘될 만한’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나가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인공지능(AI)과 2차전지가 그룹 핵심 사업으로 LG는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신약 및 신소재 개발, 금융시장 예측, 공장 자동화 등 산업 현장 곳곳에 적용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전사적인 AX도 병행한다. 2차전지 사업에서는 기존 강점인 하이니켈(NCM·NCMA) 제품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중국이 장악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까지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올 수주잔액 150조 원이 기대되는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사업도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구 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회사는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곳인 만큼 최고경영진이 구성원들의 안전에 대해서도 세심히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 구성원 및 협력사 임직원의 미국 조지아주 구금 사태와 연관이 있다. 구 회장은 조지아 구금 사건 발생 직후 주요 경영진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구성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긴밀한 대응과 후속 대책을 주문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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