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역 경제계를 대표하는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경제 상황이 더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상법과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개정 등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대한상의가 17일 공개한 전국 74개 상의 회장 설문조사를 보면 새 정부 출범 후 5년간 경제 성과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2%가 ‘기대된다’고 답해 ‘보통이다’(17%)와 ‘우려된다’(11%)를 훨씬 웃돌았다. 경제 회복 시기로 ‘내년 상반기’(25%)를 가장 많이 골랐고 ‘내년 하반기’(20%), ‘내후년 이후’(10%) 순이었다. 경기를 피부로 느끼는 현장 기업인들이 새 정부 정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셈이다.
다만 시야를 지역으로 좁히자 기대치가 뚝 떨어졌다. 전체 경제와 비교했을 때 ‘지역 상황이 더 나쁘다’는 응답이 65%로 가장 많았고 ‘비슷하다’는 27%, ‘더 낫다’는 8%였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인재유출·인력수급 애로’(22%)와 ‘경영활동에 대한 과도한 규제’(22%), ‘지역 선도산업 부재’(22%)를 가장 많이 꼽았고 ‘기존 주력산업 쇠퇴’(15%), ‘행정지원 미흡’(13%) 등이 뒤를 이었다.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은 “지역경제는 여전히 전통 제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낙후된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재편과 지역 맞춤형 산업 고도화 같은 적극적인 정책지원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국 상의 회장단은 새 정부의 중점 추진 정책으로 ‘미래 첨단산업 육성’(28%)과 ‘지역경제 활성화’(28%)를 최우선순위에 뒀다. 한상원 광주상의 회장은 “미래산업에 대한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소비·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장단은 권역별 추진과제도 제시했다. 수도권은 △인공지능(AI)·스마트 공장 확대를 통한 제조혁신 △환율안정·관세대응 △중소-중견기업 디지털 전환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대응 역량 강화 등을 제안했다. 충청권은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지원 △산업 전문인력 교육 시스템 구축·정주여건 개선 등을 경상권은 △수소경제·AI기반 산업·푸드테크 신산업 육성 △제조업 고도화·첨단 제조분야 산업구조 전환 등을 꼽았다. 호남권은 △AI데이터센터 구축지원 △지역 특화산업 집중 육성·고도화 △지역기반산업 스마트화·고부가가치화 지원 등을, 강원·제주권은 △폐광지역 대체산업 개발 △교통망 개선·인프라 구축 등을 건의했다.
박윤경 대구상의 회장은 “지역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청년이 머무를 주거·생활 인프라를 갖추고 지역대학과 연계한 직업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의 회장단은 상법과 노란봉투법 등 경제와 기업활동에 부담이 되는 법안들이 충분한 논의 없이 추진되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하며 경제계 목소리를 더 많이 반영해달라고 촉구했다.
회장단은 오는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도 다짐했다. 이윤철 울산상의 회장은 “APEC은 경주를 넘어 대한민국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전국상공회의소의 역량을 총집결해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