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구글 알파폴드에 도전장 내민 양자컴 [김윤수의 퀀텀점프]

‘알파폴드’를 활용한 단백질 구조 예측 결과. 사진 제공=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 이목을 끌었습니다. 바둑 두는 인공지능(AI) 알파고에 이어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는 ‘알파폴드’라는 AI 모델을 개발해 신약 개발 혁신을 일으킨 공로였죠. 사상 처음으로 AI 연구자에게 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안길 만큼 단백질 구조 분석은 바이오 업계 핵심 기술로 여겨집니다.

몸속에는 수많은 단백질들이 있습니다. 단백질마다 생체 조직의 성장과 유지, 호르몬 분비나 억제 등 기능도 제각각이죠. 특정 단백질에 문제가 생기면 해당 기능이 떨어져 질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해당 단백질 문제를 없애주는 물질을 약물이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신약 개발은 질병 원인이 되는 단백질에 꼭 맞는 물질을 발굴하는 일부터 시작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를 일으키는 단백질이 어떤 모양을 이루고 있는지 그 구조를 알아야 합니다. 단백질은 더 작은 단위인 ‘아미노산’ 분자들이 결합된 물질입니다. 아미노산 종류에 따라, 또 이들이 결합하는 방식에 따라 조립 결과물인 단백질 구조가 제각각입니다. 약물은 ‘단백질에 꼭 맞는 물질’이라고 했죠. 약물 발굴이란 것은 곧 레고 블록처럼 단백질과 잘 결합해 상호작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진 물질이라는 의미입니다. 결국 질병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원인이 되는 단백질 구조를 먼저 알아내고 그에 들어맞는 구조를 가진 물질들을 후보군으로 추린 후 실제 치료 효과를 갖는 최적의 약물을 찾아야 합니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단백질 구조는 육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예측해야 합니다. 앞서 말했듯 ‘단백질 부품’인 아미노산들의 결합 방식, 특히 이들이 결합하면서 3차원 공간에서 특정하게 접히는 구조인 ‘단백질 접힘’을 알아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연구자들이 단백질과 맞는 물질을 일일이 실험으로 찾아내던 것을 AI로 대체한 기술이 알파폴드입니다. 통상 수개월 이상 걸리던 단백질 분석 수작업을 며칠 만에 처리할 수 있다고 알려져있죠.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빅테크부터 국내 스타트업 갤럭스 등도 비슷한 AI를 선보였습니다.

AI에 이어 양자 기술도 슬슬 이 분야에 참전하는 모양새입니다. 미국 양자컴퓨터 기업 아이온큐는 지난달 ‘완전 연결형 이온트랩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단백질 접힘(Protein folding with an all-to-all trapped-ion quantum computer)’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사전논문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게재했습니다. 36큐비트(양자컴퓨터 연산 단위)를 사용해 아미노산 12개 크기의 단백질 접힘 등 구조 분석을 수행했으며 이는 양자컴퓨터로는 가장 큰 규모의 작업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미 구버전 ‘알파폴드2’만 해도 2022년 공개돼 연간 단백질 수억 종을 분석해낸 것과 비교하면 아직 미미한 작업이지만 양자컴퓨터 분석도 향후 분석 규모를 키워나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이온큐는 곧 출시될 64큐비트와 256큐비트 양자컴퓨터 칩을 활용해서도 관련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아이온큐는 “연구성과는 생명과학과 신약 개발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양자컴퓨터는 0과 1의 디지털 정보가 양자중첩된 큐비트로 동시다발적 계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만 가지 경우의 수 중 최적의 선택지를 찾아야 하는 이른바 ‘길찾기’ 문제에 강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수많은 단백질 접힘 가능성을 계산해야 하는 단백질 구조 예측이 대표적 예고요. 기존 슈퍼컴퓨터가 각각의 경우의 수를 하나하나 따져본다면 양자컴퓨터는 모든 경우의 수를 동시에 따져볼 수 있다는 거죠. 신약 개발, 배터리 등 구조 설계는 물론 현대 암호를 빠르게 푸는 일 역시 마찬가지로 향후 고성능 양자컴퓨터가 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