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적금 금리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킹형 ETF는 이름 그대로 자동차를 잠시 정차했다 빼는 것처럼 하루만 자금을 넣어도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의 투자 상품이다. 초단기 채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만기가 짧은 상품에 주로 투자한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거래가 간편하고 결제일과 지급일의 시차로 인한 추가 비용 발생이 없어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단, 같은 파킹형 ETF라도 수익률과 변동성이 천차만별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파킹형 ETF는 총 37종목이다. 세부적으로는 단기금리형 20종목, 머니마켓펀드(MMF)형 12종목, 초단기 채권 5종목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같은 파킹형 ETF라도 상품에 따라 수익률은 제각각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우리자산운용의 ‘WON 전단채플러스액티브’ ETF가 2.01%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SOL 초단기채권액티브(1.80%)’ ‘PLUS 머니마켓액티브(1.79%)’ ‘SOL CD금리&머니마켓액티브(1.77%)’가 뒤를 이었다.
이는 운용사마다 운용 전략이 다른 영향이다. WON 전단채플러스액티브의 경우 3개월 이내의 우량 전자단기사채와 기업어음(CP)을 선별 투자하며 다른 ETF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전단채의 경우 최소 판매 규모가 1억 원에 달하는 탓에 주로 고액 자산가와 법인 중심의 투자가 이뤄졌지만 해당 ETF의 등장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이 제고됐다.
편입 종목에 따라서도 수익률이 갈렸다. 수익률 2위에 해당하는 신한자산운용의 SOL 초단기채권액티브 ETF의 경우 최근 잇단 신용등급 강등으로 금리가 치솟은 롯데그룹 계열사의 회사채를 주로 담으며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하나자산운용의 1Q 머니마켓액티브 ETF의 경우 전단채 외 KB캐피탈·우리금융캐피탈·BNK캐피탈 등 캐피털(예금 등 수신 기능 없이 여신 업무만을 취급하는 금융회사) 회사채를 주로 편입했다.
국내 운용사들은 꾸준히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다양한 파킹형 ETF를 선보이는 중이다. 올해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초단기 안전자산과 달러에 동시 투자하는 파킹형 ETF를 내놓으며 주목을 받았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국내보다 높은 연 4.25~4.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덕에 기대 수익률이 국내 기반 유사 펀드보다 더 높다. KB자산운용은 최근 국내 3대 특수은행인 산업·수출입·중소기업은행이 발행한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RISE 단기특수은행채액티브’ ETF를 출시했다. 편입 종목 중 신용등급 ‘AAA’의 회사채 비중을 80% 가까이 잡으며 안정성을 극대화한 점이 특징이다.
한 운용사 파킹형 ETF 운용역은 “편입 채권 종류, 신용등급, 듀레이션(투자 자금 평균 회수 기간) 등의 차이로 파킹형 ETF의 성과는 다 다를 수밖에 없다”며 “수익률을 추구하면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포진돼 있는 ETF에 투자하고 안정성을 원할 경우 편입 종목 내 A1 자산의 비중이 높은 상품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만약 금리 인하에 따른 자본 차익을 원하다면 초단기 채권보다는 1년까지 투자 구간을 열어 놓은 상품 투자가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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