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사건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삼성전자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을 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기업가치 제고 움직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 가운데 이 회장도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대외 활동에 나서는 모습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식은 전 거래일 5만 2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장 대비 3.33% 오른 가격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 마감한 것은 지난 1월 22일 이후 5거래일 만이다. 멕시코와 캐나다를 상대로 한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가 유예됐다는 소식과 맞물려 1.18% 상승 출발한 주가는 이 회장 사법리스크 해소 호재에 힘입어 장중 상승 폭을 확대했다.
지난 3일 서울고법은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1심과 같이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주요 증거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았고, 부정거래 행위에 대한 검찰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계부정 역시 재무제표 처리 재량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회장이 운신의 폭이 넓어진 만큼 자사주 매입·소각, 대형 인수·합병(M&A) 등에도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 이어진 최고경영자의 사법 리스크 해소로 향후 삼성전자가 불확실성 완화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 보유한 순현금 93조3천억원을 삼성전자 기업가치 제고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전날 2심 무죄 선고 하루 만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3자 회동했다. 최근 올트먼 CEO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을 대신할 AI 전용 단말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 삼성전자와 해당 제품 제조에 대한 협력을 논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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