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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위험 큰데…일부 증권사 "동전주 검색해보세요"

1000원 미만 주식 1년새 40%↑

부실기업 퇴출 늦고 증시부진 영향

美선 시장 신뢰 위해 상폐 앞당겨

韓선 투자 테마 키워드 추천 논란





지난해 금융 당국이 기업가치제고(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는 동안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 수는 오히려 4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동전주 상장폐지를 앞당기는 미국과 달리 국내에선 별다른 규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일부 증권사는 투자 테마로 제시하는 등 역행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종가 기준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되는 1000원 미만 종목 수는 232개로 지난해 1월 3일(165개) 대비 39.8%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상장사 대비 동전주 비중은 6.2%에서 8.5%로 확대됐다. 특히 코스닥 동전주 수는 177개로 전체 상장사(1736) 대비 10.1%에 이른다. 당국의 부실기업 퇴출 작업이 늦어지는 가운데 하반기 이후 증시 부진까지 겹치면서 동전주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동전주는 단순히 주가가 저평가 상태일 수 있으나 악화된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이 반영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가격 변동성도 높아 개인이 투자하기엔 위험하다. 단순히 가격이 낮은 것에 그치지 않고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상장폐지까지 이어지는 사례도 많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동전주 가운데 관리종목 또는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된 종목 수는 2020년 초 31개에서 지난해 7월 말 45개로 늘었다.





시가총액마저 크지 않은 동전주는 적은 금액만으로도 거래량을 늘리기 쉽기 때문에 작전주로 활용될 위험도 있다. 이에 미국 나스닥에서는 1달러 미만인 ‘페니스탁’에 대한 상장폐지 심사 일정을 앞당기는 등 시장 정화를 촉진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선 2022년 11월 상장폐지 요건이 완화된 이후 동전주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글로벌 수준에 맞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나 마땅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동전주가 투자자에게 위험하다는 인식이 부족하다. 일부 증권사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검색창을 통해 ‘동전주를 검색해보세요’라는 자동완성 키워드를 추천하고 있다. ‘게임’, ‘전기차’, ‘배당주’, ‘미국주식’ 등 업종이나 투자 테마에 따른 키워드처럼 ‘동전주’를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투자 유의가 필요한 동전주를 배당주 등과 함께 열거하면서 투자자 관심을 끄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주요국에선 시장 신뢰도를 위해 동전주 퇴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국은 반대로 가고 있다”며 “상장은 쉬운데 퇴출이 어려운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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