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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 삼성·비보 도전…불붙은 'XR 삼국지'

■ 넥스트 모바일 주도권 경쟁

2500개 전용앱 확보 앞서간 애플

中 비보, 자체 개발기기로 맞불

샤오미·오포 등도 시제품 공개

삼성 '무한' 안드로이드XR 탑재

삼성전자 XR기기 '프로젝트 무한'. 사진 제공=삼성전자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2025년 디바이스·폼팩터 전장을 확장현실(XR) 기기로 넓힌다. 태블릿PC나 스마트워치처럼 XR 기기도 생성형 인공지능(AI)이나 인기 애플리케이션(앱) 등 스마트폰과의 킬러(핵심) 콘텐츠 연동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모바일 생태계의 핵심부로 들어오는 것이다. 이에 XR 기기 시장이 애플과 삼성전자에 이어 중국 제조사까지 스마트폰 업계의 생태계 확장 경쟁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는 최근 자체 개발한 XR 기기를 올해 9월께 시제품으로 공개하고 연말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미 중국에도 바이트댄스의 자회사 피코와 DPVR 등 XR 기기 업체들이 있지만 현지 스마트폰 제조사가 XR 기기를 출시하는 사례는 비보가 최초가 될 전망이다. 비보는 개발 전담인력 500여 명을 투입해 애플 ‘비전프로’ 같은 고글형 헤드셋 제품을 계획 중이며 성능 역시 비전프로 수준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쓰는 만큼 비슷한 시기에 출시할 삼성전자의 ‘프로젝트 무한’과 직접적인 경쟁 상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보와 함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5위를 차지하는 샤오미와 오포도 유사 제품을 개발 중이다. 샤오미는 2023년 초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샤오미 와이어리스 증강현실(AR) 글래스’ 시제품을 공개했다. 오포도 ‘에어글래스’ 시리즈를 MWC 등에서 시제품으로 공개하거나 내수·개발자용으로 시범 출시하며 상용화 준비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무한을 선보일 예정이고 애플이 ‘비전프로’를 출시한 상태여서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상위 1~5위가 모두 XR 기기 사업에 뛰어드는 셈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XR 기기를 태블릿이나 스마트워치에 이어 모바일 생태계 확장을 위한 새로운 시너지 수단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앱과 생성형 AI을 XR 기기에 이식해 킬러 콘텐츠와 사용자를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스마트폰 사용자에게도 XR이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해 모바일 사업 전반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XR 기기에 스마트폰과 같은 운영체제(OS)를 탑재하면 기존 수많은 앱 개발자들도 전용 앱을 만들기 수월해지고 콘텐츠 확보에도 유리해진다”며 “이를 통해 XR 기기 선두업체지만 스마트폰 제조사가 아닌 메타와도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무한에 구글의 ‘안드로이드XR’을 최초로 탑재하고 생성형 AI ‘제미나이’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용자와 대화하며 계획 수립과 정보 검색 등을 돕고 멀티모달(다중모델)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보고 있는 대상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유튜브를 가상의 대형 화면으로 볼 수 있게 최적화하는 등 안드로이드 인기 앱부터 XR용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앞서 애플도 비슷한 취지로 비전프로가 2500여 개의 전용 앱을 확보했고 150만 개 이상의 아이폰·아이패드 앱과도 호환된다고 강조했다. 오포가 지난해 초 MWC에서 공개한 ‘에어글래스3’ 시제품은 플래그십(주력) 스마트폰에도 들어간 자체 생성형 AI 모델 ‘안데스GPT’ 기반의 음성 비서 기능을 지원하며 역시 자사 스마트폰과의 연동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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