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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동업자 정신은 어디있는가

박형윤 생활산업부 기자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1위를 달리는 손흥민 선수를 치켜세우는 전 세계 축구 팬들은 그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로 ‘인성’을 꼽는다. 동양인 특유의 예절뿐 아니라 그가 보여준 동업자 정신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19년 11월 에버턴전에서 상대편 선수에게 태클을 가해 부상을 입혔다. 상대편 선수인 안드레 고메스는 발목 골절을 당했고 그의 부상을 본 손흥민은 퇴장을 당하면서도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그 후 손흥민은 고메스에게 진심을 담아 사과했고 이를 본 이들은 이 광경에 박수를 보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식품·패션 업계의 기업 간 공방전을 보고 있자면 “인성에 문제 있어”라는 이근 전 대위의 유행어가 떠오른다. 최근 한 보도에 따르면 요가복 회사 임직원이 운전기사를 통해 유흥업소 여종업원의 경쟁사 레깅스 착용 장면을 불법 ‘도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경쟁사의 제품을 ‘성 상품화’ 이슈로 묶이게 해 여성 소비자의 외면을 받도록 하겠다는 단편적인 생각 때문이다. 모 업체가 벌인 이 촌극 때문에 우리나라 모든 레깅스 업체는 입장문을 내고 “보도에 언급된 회사는 우리 회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경쟁사를 이기기 위해 자칫 레깅스 시장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이 같은 행동에 대해 한 레깅스 업계 관계자는 “이곳은 서로를 적으로 여긴다. 레깅스 시장 자체를 키우려는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하소연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한솥밥을 먹던 BBQ과 bhc의 갈등이 그대로 노출됐다. bhc가 전 BBQ 직원을 언론에 소개해주며 BBQ 회장의 비리를 제보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이뿐만 아니라 남양유업은 임직원을 동원해 경쟁사인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게시물을 올린 혐의로 검찰 조사까지 받게 됐다.

식품과 패션 등 B2C(기업 대 개인) 업계는 유독 생명이 짧다.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순간 기업이 생명력을 잃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실상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이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어린 운동선수가 보여준 동업자 정신을 나이 지긋한 기업인들이 꼭 배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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