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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르포]근로자 "해고·파업 더는 안돼"...예병태 사장 "쌍용차 노사 뭉쳐야"

■ 쌍용차 평택공장에선

印마힌드라 신규투자 철회에

"또 먹튀냐" 격앙된 목소리

예병태 "정부·금융권 지원 요청"

증폭된 불안감 일단 잠재워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을 통해 근로자들이 퇴근하고 있다./평택=서종갑기자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을 통해 근로자들이 퇴근하고 있다./평택=서종갑기자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을 통해 근로자들이 퇴근하고 있다./평택=서종갑기자




“이젠 정부와 금융권의 직접 자금 지원을 기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2,300억 투자 철회 소식이 전해진 후 첫 가동일인 6일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정문 앞에서 마주친 생산직 근로자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굳어 있었다. 3년간 5,000억원 투자 계획에 내년 신차출시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신차는 접어두더라도 또 다시 불어 닥칠 구조조정 한파에 벌써부터 얼어 붙는다. 이 날 예병태 쌍용차(003620) 사장이 노사가 정부·금융권에 직접 지원을 요청해 유동성 위기라는 최악의 상황은 막겠다고 발표하자 내부 여론이 다소 진정되긴 했다. 하지만 2,600명의 대량해고, 유혈사태 등을 겪었던 근로자들에게 마힌드라의 신규투자 백지화는 시계 바늘을 9년전으로 돌린다. 정문 인근 카페에서 오후 조 투입을 앞두고 휴식 중이던 한 생산직 근로자는 “처음 소식을 듣고 일자리를 잃는 게 아닌가 걱정했지만 일단 사장의 발표문을 믿고 기다려보겠다”며 “또 해고를 당하고 파업을 하고 이런 일을 되풀이 할 수는 없다” 말했다. 예사장은 이 날 ‘임직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회사는 노동조합과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 요청을 통해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주주가 아닌 쌍용차 노사가 ‘2022년 쌍용차 회생 계획’을 위한 자금 마련에 직접 뛰겠다는 말이다. 올 초만 해도 마힌드라는 2022년까지 5,000억원을 들여 쌍용차를 흑자 전환하겠다며 자신들이 2,300억을 투자하고 쌍용차가 1,000억원을 자체적으로 마련할 테니 정부와 금융권이 1,70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마힌드라그룹이 창립 후 처음 금융권 지원을 받는 등 유동성 위기 우려가 커지자 쌍용차 지원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아난다 마힌드라 회장은 직원들에게 “코로나 19로 사업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코로나 19사태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하지만 근로자들은 “또 먹튀 당한 건 아닌가”며 허망한 심정을 토로했다. 쌍용차 근무 15년차라는 한 생산직 근로자는 “2009년 상하이차가 기술만 빼먹고 쌍용차를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때랑 똑같다”며 “농기계나 겨우 생산하던 마힌드라가 우리 티볼리를 가져가서 인도 시장에서 번듯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포드랑 합작 법인을 세웠다는데 더 이상 쌍용차가 필요하지 않으니 먹튀하는 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근로자들 못지않게 인근 상권 역시 불안에 휩싸였다. 쌍용차 정문 앞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지난해 쌍용차가 주간 2교대를 하며 식사 시간이 짧아져 손님이 줄어 절반 넘게 매출이 줄었다”며 “상하이차 철수 때처럼 대규모 정리해고가 일어난다면 장사를 접을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문제는 쌍용차 인근 상권 뿐만이 아니다. 쌍용차는 평택시 대표 기업으로 직접 고용인원만 5,000명에 달한다. 여기에 1·2차 협력업체까지 합하면 사실상 평택시 지역경제를 쌍용차가 책임지고 있다. 쌍용차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할 경우 평택시 경제가 휘청일 수밖에 없다. 지역 정치권도 쌍용차 지원 방안 모색에 나섰다. 유의동 평택을 미래통합당 후보는 “코로나19 사태가 걷히면 변화가 올 수 있는 만큼 쌍용차에 대한 단기 유동성 만기 연장 등 조치와 함께 우리 정부도 정상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쌍용차를 살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도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상황에 따라서는 산업은행이 쌍용차의 구원투수로 들어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는 이날 ‘최근 금융시장과 금융정책 주요이슈에 대한 설명’ 자료를 내고 “채권단 등도 쌍용차의 경영쇄신 노력, 자금사정 등 제반여건을 감안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오는 7월 만기를 맞는 산업은행 차입금 700억원을 마힌드라 지원금 400억원과 자구 노력으로 만든 자금을 더해 상환할 계획이다. 하지만 내년 이후 유동성 문제나 신차 출시 등을 장담할 수 없다. 독자 생존이 어려운 쌍용차의 회생을 위한 산은의 역할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평택=서종갑기자 박형윤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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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김언수 장편소설 '뜨거운 피' 여주인공 인숙의 말입니다. 남 탓, 조건 탓하며 현실과 타협하는 부끄러운 기자가 되지 않으려 오늘도 저항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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