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앓던 이 사라진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본격추진

엘리엇 '현대차 지분' 전량 매각





현대자동차그룹에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해왔던 엘리엇매니저먼트가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한 것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과 함께 주가가 13만원대까지 오르며 ‘실리’를 챙길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한때 주가가 9만원대까지 하락하며 엘리엇이 수천억원의 평가손실을 봤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헤지펀드의 특성상 엘리엇이 선물 등 파생상품을 이용해 일정 범위 안에서는 수익을 얻는 구조를 만들어놓았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의 관측이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앓던 이가 빠진 만큼 지배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해 모듈 및 애프터서비스(AS) 사업부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을 그룹 지배회사로 두는 개편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한 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복잡한 지배구조를 간소화하고 8조3,000억원 규모의 고배당 등을 함께 요구했다. 당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 등 국내외 투자가들도 엘리엇의 요구에 힘을 싣자 현대차그룹은 결국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일부 사업 부문 분할·합병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전격 취소했다. 이후 지난해 3월 주총을 앞두고서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위임장 대결을 선언했다. 주주제안 형식으로 배당 규모를 확대하고 자신들이 선정한 인물을 사외이사에 앉히라고 요구했다.

‘2차전’ 결과는 현대차의 완승이었다. 주총에서 각사의 배당 및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모두 이사회 원안대로 통과됐다. 업계에서는 엘리엇의 자승자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엘리엇이 무리한 배당을 요구한데다 이해상충 논란이 있는 인물을 사외이사로 앉히려다 시장의 반발을 샀다는 것이다. 결국 엘리엇은 현대차에서 엑시트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고 주가가 오르면서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엘리엇 변수’가 사라진 만큼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은 다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직까지 지배구조 개편안이 확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과 주주들의 의견을 들어 이르면 올해 다시 추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5월 칼라일그룹 초청 단독대담에서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투자자들과 현대차그룹 등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여러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최대한 많은 투자자의 의견을 경청하고자 한다”며 “수익을 최대화하고 수익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에서 투자자와 현대차그룹의 목표가 동일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내놓을 지배구조 개편안은 2018년에 추진했던 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몽구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 등 오너 일가→현대모비스(존속법인)→현대차→기아차 등의 구조로 이어지는 방안이다. 다만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비율 등 세부 내용은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투자회사 및 사업회사로 쪼갠 뒤 합병하거나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쳐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 등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바뀌면 공정거래법상 규제 탓에 여러 계열사가 공동으로 투자해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게 불가능해진다”며 “발 빠른 인수합병(M&A)이 필수적인 미래차 시장에서 뒤처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트랜시스 등 일부 계열사의 사업영역을 조정하는 구조개편도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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