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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위 땅에서 키워낸 고품질 '황금배추'...농가엔 '황금알' 낳는 거위

■수확철 맞은 강릉 고랭지 배추산지 가보니

CJ 개발 신품종 종자 작년 첫 출하

올 봄 해남·문경 거쳐 강릉서 수확

일반배추보다 당도높고 식감 아삭

10~15% 비싸게 팔려 농가소득↑

올 200톤 생산...내년 300톤 목표

해발 1,100m 고지에 위치한 국내 최대 고랭지 채소산지인 강릉시 안반데기 마을에서 농민들이 황금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제공=CJ프레시웨이




국내 최대 고랭지 채소 산지인 강릉 안반데기 마을에서 배추농사를 짓고 있는 김관영 농민이 황금배추를 양손에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CJ프레시웨이


지난 23일 구불구불 산길을 달려 도착한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 마을. ‘구름 위의 땅’이라는 수식어답게 해발 1,100m 고지에 자리한 마을 언덕에 올라서자 푸른 하늘 아래로 축구장 250개 크기인 198만3,471㎡(60만평)에 달하는 녹색 채소밭 풍경이 끝없이 펼쳐진다. 국내 최대 규모의 고랭지 채소산지인 이곳에서는 본격적인 배추 수확기를 맞아 마을 농민들의 손놀림이 한창 분주하다. 배추를 한가득 실은 트럭들이 좁을 길을 따라 쉴새 없이 오가는 모습에서 지금이 고랭지 배추의 제철임을 실감케 했다. 예년과 다를 게 없어 보이던 수확 풍경에서 올 여름에는 유독 눈에 띄는 신품종 배추가 새로 등장했다. 속 색깔이 마치 황금처럼 샛노래 이름 붙여진 ‘황금배추’가 그 주인공이다.



이름도 생소한 황금배추는 CJ제일제당(097950)의 종자 전문 법인 CJ(001040)브리딩이 3년에 걸쳐 개발한 신품종 종자로 키워낸 배추다. 지난해 겨울 제주도에서 첫 출하를 마친 황금배추는 올 봄 내륙으로 건너와 전남 해남과 경북 문경을 거쳐 이달 중순부터는 강릉에서 본격적인 수확이 진행 중이다. 약 1만9,834㎡(6,000평) 규모에서 황금배추가 한창 수확 중이지만 시작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종자 가격이 일반 종자보다 3배나 비싼 탓에 CJ 입장에서는 당장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기존에 없던 프리미엄 상품을 통해 시장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실행에 나섰다. 농가 역시 아직 작황이 검증되지 않은 신품종을 재배한다는 건 모험이었다. 안반데기에서 배추농사를 짓고 있는 김관영씨는 “처음 신품종 배추를 생산해보자는 권유를 받고 고민을 많이 했지만 CJ프레시웨이(051500)가 전량 수매해준 덕분에 재배를 결심할 수 있었다”며 “다행히 생각보다 잘 자라줘 내년에는 재배면적을 좀 더 늘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반 배추와 비교해 황금색 빛깔을 띄는 황금배추(오른쪽). 당도가 높고 아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사진제공=CJ프레시웨이




황금배추는 일반 배추에 비해 당도가 높고 아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실제로 일반 배추의 당도가 2.34브릭스 정도인 데 반해 황금배추는 최대 4.38브릭스로 87%나 높다. 배추밭에서 갓 수확한 황금배추를 갈라 햇볕을 쬐자 이름처럼 배춧속이 금세 황금빛으로 변했다. 한입 베어 물자 맛은 고소하면서도 식감은 아삭했다. 또 황금배추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라이코펜 함량이 토마토보다 10배나 높아 건강에 좋은 기능성 배추로 주목을 끌고 있다. 덕분에 일반 배추보다 10~15% 비싼 값에 팔린다. 올해처럼 작황이 좋아 배춧값 급락이 예상되는 와중에도 농가로서는 상대적으로 소득 보전에 유리할 수 있다. 제주 성산읍에서 30년째 농사를 하고 있는 유희종씨는 CJ프레시웨이와의 계약재배를 통해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하락의 우려를 없앤 것은 물론 월동무만 키울 때보다 소득이 약 7% 가량 늘어났다. 농가는 안정적 판로를 확보하고 CJ는 차별화된 신선상품 판매로 서로 ‘윈-윈’하는 구조를 만들어낸 셈이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말 제주도 성산에서 60톤을 시작으로 올해 200톤으로 생산량을 대폭 늘린 데 이어 내년에는 300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강원 춘천·평창·정선과 충북 괴산 등으로 재배지를 넓혀가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각지에서 수확한 황금배추를 급식사업장과 계열사인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외식매장뿐 아니라 호텔, 노인복지시설 등 고품질 배추 수요가 있는 곳으로 점차 판매처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소비자들도 빠르면 내년쯤 온라인몰이나 일반 유통매장에서 황금배추를 직접 구매할 수 있다.
/강릉=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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