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을 두고 “궁색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원전 폐쇄 정책을 펼치면서 또 다른 창구로 원전 수출을 지속 추진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김 장관은 “마음 같아서는 전력 공급 전체를 재생에너지로만 구성하고 싶지만 한국은 사실상 에너지섬이어서 힘들다”고도 말했다.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결정하는 대국민 여론조사를 앞두고 원전의 필요성을 사실상 인정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장관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2차 정책토론회’에서 “대한민국은 원전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다”며 안정적이고 값싼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원전 활용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토론회 이후 정부는 전문가 좌담회와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해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태양광 에너지의 간헐성과 원전의 경직성을 동시에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안했다. 강부일 전력거래소 계통운영처장은 “태양광발전 예측량의 시간당 오차율은 최대 4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발전량 격차가 심한 태양광발전의 특성상 원격 제어나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 등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역시 “일정 규모 이상의 태양광발전소는 발전량의 절반은 반드시 ESS와 연계하도록 장려하자”며 “지금도 ESS 연계 태양광발전소의 발전 단가를 액화천연가스(LNG) 수준으로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일 년 내내 100% 가동해 오던 원전의 발전량을 유연하게 조절하기 위한 대안도 제시됐다. 신호철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장은 “현재 원전 탄력 운전은 시간당 3%포인트 속도로 설비 용량의 80% 수준까지만 낮출 수 있다”며 “2032년부터는 시간당 10%포인트 속도로 설비 용량의 50%까지 조절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탄력 운전 횟수도 현재 18개월에 27일 내외에서 2032년부터는 1년에 100일 내외로 늘릴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전 탄력 운영 확대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전영환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원전 경직성 문제는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제시됐다”며 “당시에도 자동 제어를 할 수 있다더니 아직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2030년까지 100기가와트(GW)로 확대할 예정인데 원전 탄력 운영 기술이 2032년까지 개발돼서야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원전의 탄력 운영이 원전 확대의 빌미가 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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