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장’ 활황과 환율 효과 덕에 국민연금 수익률이 역대 최대인 2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988년 제도 도입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지난해 수익률(15%)을 큰 폭으로 웃도는 성과다. 코스피지수가 4200을 넘어서면서 국내 주식 시장에서만 8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거뒀다.
보건복지부는 29일 국민연금 기금수익률이 12월 잠정치 기준 약 20%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통상 국민연금은 2개월 전 수익률을 발표하는데 이례적으로 연간 실적을 미리 공개한 것이다. 잠정치 기준 자산군별 수익률은 국내 주식 78%, 해외 주식 25%, 대체투자 8%, 해외 채권 7%, 국내 채권 1% 등이다. 해외 주식 성과도 지난해에 이어 뛰어났지만 국내 주식이 워낙 압도적이어서 올해도 전 세계 주요 연기금 중에서 최고 성적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 주식 수익률은 -6.96%였다.
역대 최대 기금 운용 성과에 따라 기금 규모도 크게 늘었다. 잠정치 기준 국민연금 기금은 1473조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213조 원 대비 260조 원(21.4%) 증가한 수치다. 260조 원은 지난해 연금 급여 지출 44조 원의 약 5.9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존 4.5%인 목표 수익률을 5.5%로 높여 달성할 수 있도록 기준 포트폴리오 등 자산 배분 체계 개선, 전문 운용 인력 인프라 확충을 통해 수익률을 더욱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단계적으로 국내 주식 비중을 줄여나갈 계획이었지만 내년부터 다시 국내 주식 비중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월 정해진 ‘2025~2029년 5개년 중기 자산배분 전략’에 따라 올해 국내 주식 목표치는 14.9%로 설정돼 있다.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 범위(±3%포인트)를 고려하면 허용된 최대치는 17.9%다. 올해 10월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17.9%로 이미 최대한도에 도달했다.
다만 SAA를 전술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인 전술적자산배분(TAA·허용 범위 ±2%포인트)까지 활용할 경우 19.9% 내에서 기계적 매도를 막을 수 있다. 내년 국내 주식 목표치는 14.4%로, 올해보다 국내 주식 운용 여력이 더욱 줄어든다. 정부는 내년 5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이 같은 국내 주식의 한도를 상향 조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이 19.9%에 도달하더라도 기계적 매도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게 점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정은경 복지부 장관이 국내 주식 비중 확대를 시사한 만큼 단기 목표를 위해 팔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주식 비중 한도에 도달하더라도 국민연금은 향후 1년간 평가손익 추이 등을 지켜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보험료율 조정, 기금수익률 제고로 제도의 지속 가능성이 높아지고 소득대체율 인상 등을 통해 실질 노후 소득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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