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4차 발사로 민간 주도 상업 우주시대가 열린 가운데 국내 방산 중소기업들이 우주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관련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중소 방산 기업이 보유한 정밀 기계·전자 기술, 통신 장비 등은 우주 항공 부품 제조 기술과 연계되는 만큼 방산·우주 융합 시장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항법·항재밍 솔루션 방산기업 덕산넵코어스는 코스닥 상장 후 공모자금을 항재밍처리장치와 항재밍 위성항법 수신기 소형화 연구개발(R&D)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항재밍처리장치는 GPS·위성항법 신로가 전파교란에 의해 왜곡·차단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산용 전자장비다. 위성항법수신기는 초고속, 고가속, 극저온, 고온과 같은 극한의 환경에서도 항법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한다. 덕산넵코어스는 1차부터 4차까지 누리호에 위성항법수신기를 공급했다. 회사는 국내 인쇄회로기판(PBA) 제조기업 최초로 국제우주항공산업 특별공정인증(NADCAP) 최고 등급인 ‘골드’를 취득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전자부품을 집적한 회로기판을 조립하는 과정인 PBA는 우주·항공 방산 장비의 신뢰성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다.
회사는 특히 6G 필수 기술로 거론되는 500~2000km 고도에서 지구를 공전하는 저궤도(LEO) 위성에 집중하고 있다. 저궤도 위성은 수백~수천기의 위성이 군집을 이루는 특징이 있는 만큼 작은 위성에 탑재할 수 있는 경량·소형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으나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며 첫 발을 뗐다. 황태호 덕산넵코어스 대표는 “우주산업은 레퍼런스가 중요한데 누리호 발사체에 회사 제품이 모두 탑재된 만큼 관련 사업이 나오면 참여할 수 있는 우선권이 있다”며 “향후 저궤도 위성이 활성화되면 1년에 수십 개씩 위성이 발사돼 관련 매출이 매년 약 100억 가까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덕산넵코어스는 지난 1996년 설립된 한양네비콤에서 시작됐다. 이 같은 기술력을 주시하던 덕산그룹은 2021년 약 372억 원을 들여 넵코어스 지분 59.97%(915만838주)를 인수했다.
국내 방산용 구동장치 업체 엠앤씨솔루션(484870)은 미래성장 분야의 한 축을 우주사업으로 보고 우주발사체 및 위성용 부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우주발사체의 고체연료 추진체의 엔진과 노즐을 제어·가동하는 장치인 고체발사체용 구동장치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향후 액체발사체용 구동장치 및 재사용 발사체용 구동장치까지 사업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방산항공 기업 제노코 역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차세대 중형위성 개발 사업을 통해 위성탑재용 X밴드 송신기 개발을 추진 중이다.
방산 중소기업들이 신성장 동력으로 우주산업을 선택한 것은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인 인사이드 마켓 리서치 컨설팅(IMARC)에 따르면 한국 우주 발사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4년에 3억 1256만 달러에 서 2033년까지 8억 1588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기간 연평균 성장률(CAGR)이 11.25%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5일 발표한 '소형위성 시장동향과 전략적 시사점' 보고서는 향후 10년 동안 한 해 평균 약 1011기의 소형 위성이 발사되고, 소형위성 발사 시장은 2029년 17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우주 산업 생태계 기초 토대가 부실한 만큼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위성·발사체 외 다양한 분야의 플레이어를 포괄하지 못하는 생태계는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우주항공청은 2026년부터 성장 단계 기업 대상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주 산업의 기초 토양이 될 중소기업들을 지원하는내년 뉴스페이스 펀드 사업 예산은 올해 35억 원 대비 28배 폭증한 1000억 원으로 증액됐다. 업계 관계자는 “우주분야 기술 초기 기업에 대한 지원은 국내 우주산업의 혁신과 성장을 견인하는 중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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