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일 교착 상태에 빠진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져 달라”면서 “(양측 간 이견을 좁히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경제 미래컨퍼런스 2025’에서 “한미 관세 협상 마무리 작업이 길어지면서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현장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김 장관은 “디테일한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우선 “우리에게 좋은 건지 고민하고 있다”며 “알다시피 한미 동맹, 한미 협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한국의 대미 투자 금액을 당초 알려진 3500억 달러가 아니라 일본과 비슷한 5500억 달러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요구했다는 외신 보도를 염두에 둔 듯 “이렇게 가도 되는가 하는 의구심이 있고 걱정도 있을 것”이라며 “균형점을 잘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투자 방식을 두고도 미국은 일본처럼 ‘선불 현금 투자’, 한국은 ‘일부만 직접투자, 나머지는 대출·보증 중심’을 주장하며 현격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김 장관은 또 대미 자동차 관세 인하가 지연되고 의약품 최혜국 대우 적용도 불투명한 상황에 초조해하고 있는 관련 업계를 다독였다. 그는 “너무 서두르다 보면 그만큼 (협상에서) 불리해질 것이고 늦어진다면 그만큼 (우리 기업의 수출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초조한 마음을 이해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호소했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과 점유율을 다투던 일본과 유럽연합(EU)의 대미 자동차 관세는 15%로 인하됐다. 반면 우리나라는 관세 후속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여전히 25%를 적용받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당분간 10%포인트의 관세율 차이에 따른 판매 가격 열세에 놓이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0% 관세를 예고한 의약품의 경우 일본·EU와 관세 격차는 더 크다.
김 장관은 아울러 “중소기업들·부품회사들이 더 어려울 텐데 한국무역보험공사·하나은행 등과 협의해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기 위한 자금 지원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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