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이 ‘적대적 인수합병(M&A)’ 여부를 두고 고려아연과 설전을 벌였다. 전날 영풍의 주주권 행사가 적대적 M&A가 아닌 정당한 행위라는 입장을 내놓자, 고려아연이 정면으로 반박하면서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지위를 포기한 적이 없고, 최대주주의 주주권 행사는 적대적 M&A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날 고려아연 측이 “영풍이 MBK에 최대주주 지위를 헌납했고, 고려아연에 대한 기습 공개매수는 적대적 M&A”라고 규정하자 사실이 아니라고 재차 표명한 것이다.
이번 설전의 발단은 전날 영풍이 배포한 보도자료였다. 콜마그룹 경영권 분쟁에 대한 법원 판결을 토대로 영풍의 주주권 행사는 적대적 M&A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요지였다. 오히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회사 자금을 무리하게 동원해 자사주 공개매수를 추진하고,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어 최대주주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해 왔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의 기습적 공개매수와 이사회 장악 시도는 명백한 적대적 M&A”라며 “양측 간 체결된 경영협력계약 역시 불투명한 만큼 콜옵션 가격 등을 떳떳하게 공개하라”고 밝혔다.
영풍은 MBK와의 협력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자사주 상호 교환으로 16% 상당의 지분가치를 희석하며 경영권 분쟁 단초를 제공했다고 꼬집었다. MBK와의 협업은 불합리한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이 거론한 경영협력계약에도 숨긴 내용은 없다고 받아쳤다. 주요 내용은 지난해 공개매수 신고서에 공개됐다고 선을 그었다.
영풍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진짜 문제는 소수주주이자 경영대리인의 전횡”이라며 “논란 본질은 적대적 M&A나 외국자본의 침탈이 아니라 최 회장의 무책임한 의사결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