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ADB)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0.8%로 전망했다. 건설경기 부진과 수출 둔화, 부동산 시장 약세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진단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 성장률은 4.8%로 상향 조정했지만, 한국 경제는 여전히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ADB는 30일 발표한 2025년 9월 아시아경제전망(ADO)에서 한국의 2025년 성장률을 0.8%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7월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앞서 ADB는 7월 전망에서 건설투자 감소, 수출 둔화, 부동산 경기 약세를 반영해 4월 전망치(1.5%) 대비 0.7%포인트 낮춘 바 있다.
ADB는 한국 경제가 미국의 관세 인상 및 통상 불확실성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이 하반기 내수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내년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6%로 7월과 동일하게 유지됐다.
한국과 달리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 성장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됐다. ADB는 역내 2025년 성장률을 4.8%로 제시했는데, 이는 7월 전망치(4.7%)보다 0.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아시아 주요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살펴보면 베트남 6.7%, 인도 6.5%, 대만 5.1%, 인도네시아 4.9%,중국 4.7%, 말레이시아 4.3%로 모두 한국보다 높다. 미국의 고율 관세와 통상 불확실성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각국의 완화적 재정·통화정책이 이를 완충할 것으로 봤다. 반면 2026년 성장률 전망은 4.5%로 7월 전망치(4.6%)보다 0.1%포인트 낮췄다.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 위축 효과를 반영한 결과다.
이런 가운데 ADB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올해 물가상승률을 1.7%로 제시했다. 국제 유가 및 식료품 가격 하락이 주요 요인으로, 이는 7월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내년도 물가상승률 전망은 2.1%로 유지됐다. 한국의 경우 올해와 내년 모두 물가 상승률이 1.9%로 7월 전망과 동일하다. 경기 부진 속 저물가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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