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이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에 정맥주사(IV) 제형을 경구용으로 바꿔주는 플랫폼 기술을 수출했다.
한미약품은 29일 영국 제약사 헬스호프파마(HHP)와 함께 길리어드사이언스에 경구용 흡수 강화제 ‘엔서퀴다’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독점 권리를 부여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한미약품과 HHP는 계약에 따라 길리어드에 항바이러스 분야에서 엔서퀴다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게 된다. 양사는 엔서퀴다 원료의약품(API)과 완제품을 공급하고 기술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할 방침이다.
계약 규모는 최대 3450만 달러(483억 원)다. 이 중 계약금 250만 달러(35억 원)는 조건 없이 지급되며 개발 성과 및 판매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3200만 달러를 추가로 수령하는 구조다. 이외에도 추후 제품 매출 발생 시 일정 비율을 한미약품이 수령할 수 있는 로열티 계약도 포함했다.
엔서퀴다는 한미약품이 독자 개발한 플랫폼 기술 ‘오라스커버리’를 통해 발굴됐다. 오라스커버리는 기존 주사제를 경구 제형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한미약품은 2011년 엔서퀴다를 적용한 먹는 항암제 ‘오락솔’을 엔서퀴다 기술과 함께 미국 제약사 아테넥스에 기술수출했다. 이후 아테넥스가 파산하며 해당 권리는 HHP 등으로 이전된 상태다. HHP는 올 6월부터 미국·홍콩·뉴질랜드에서 오락솔 임상을 진행 중이며 유럽과 아시아, 미국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이번 계약은 한미약품의 제제 기술력과 연구개발(R&D)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한 중요한 성과”라며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혁신 성과를 더욱 가속화하는 성장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데니스 람 HHP 설립자는 “길리어드, 한미약품과 함께 이번 기술수출 계약을 발표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계약은 엔서퀴다가 다양한 분야에서 주사제의 경구제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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