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해 주식시장에 기후 벤치마크 지수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8일 ‘주식시장을 통한 녹색전환 촉진방안: 한국형 기후 벤치마크지수 도입 타당성 검토’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기후 벤치마크란 기후 관련 투자 성과를 비교・평가하는 지수(index), 등급(rating) 등의 기준을 말한다. 과거 민간에서 다양한 기후지수들이 개발됐으나 이들은 명확한 기준 없이 ‘기후지수’로 홍보되거나 성과 목표・지표 등이 상이해 투자자 혼란을 초래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탈탄소화(탄소감축률) △투자배제 △산업구성(신재생에너지 기업 비중) 등 기후 벤치마크 구성의 세부 요건을 표준화한 뒤 PAB와 CTB 지수를 개발했다.
한은은 EU 기후 벤치마크의 국내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 기후 벤치마크 지수(‘K-PAB·CTB’)를 산출해 계산해 봤다. 그 결과 모지수(코스피지수)를 안정적으로 추종하면서도 탄소집약도는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2015년 10월부터 올 5월까지 K-PAB와 K-CTB지수 상승률은 코스피보다 각각 5.6%포인트, 4.6%포인트 높았다. 또 코스피와 비교해 탄소집약도가 낮은 기업의 투자 비중(종목 구성비)이 확대되는 등 자본이 고탄소 기업에서 저탄소 기업으로 재배분되는 효과가 확인됐다.
한은은 다만 국내 기후 데이터 제한, 저탄소 수요 부족 등으로 K-PAB·CTB지수를 도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훈 한은 지속가능성장기획팀 과장은 “EU 요건에 부합하는 지수 산정을 위해서는 기업의 탄소배출량과 화석연료 관련 수익 등 상세한 데이터가 요구되나 우리나라는 관련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며 “국내 저탄소 펀드가 출시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기관 및 일반 투자자의 수요가 미흡해 현재로서는 K-PAB・CTB 지수의 활용성 및 관련 시장 조성에 한계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PAB・CTB 지수는 국내 기후금융의 질적 개선과 투명성 제고,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박 과장은 “ 특히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신뢰성 있는 기후 관련 정보 공개는 글로벌 투자자금 유입을 촉진하고, 주식시장 전반의 기업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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