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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관세전쟁, 다변화가 살 길이다

강경성 KOTRA 사장


세계가 ‘관세 전쟁’으로 숨가쁘다. 주요국과 기업들은 미국발 관세 대응에 총력을 다함과 동시에 다른 살 길도 치열하게 모색 중이다. 각국 정부는 자국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관세 협상과 무역 다각화 방안을 추진하고 기업들은 발 빠르게 시장 다변화, 생산 거점 이전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다. 유럽은 대미 수출이 둔화하자 메르코수르·인도네시아 등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논의하고 중동·아프리카 수출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의 환적 관세 신설에 따라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에 있던 많은 글로벌 기업이 거점 다변화의 일환으로 ‘관세 피난처’로 떠오른 이집트 등에 진출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우리 기업들도 관세 전쟁의 한가운데 서 있다. KOTRA가 최근 개최한 관세 대응 설명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관세로 인한 손익 악화, 가격 경쟁력 약화 우려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한편 희망의 끈을 놓지않고 신규 거래처 발굴과 수출국 다변화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와 기관, 기업이 관세 대응에 고군분투하면서 다행히 전년 수준의 수출 실적이 유지되고 있지만 결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대미 수출 감소를 아세안·유럽연합(EU)·중동 같은 타 지역 수출 확대로 만회한 것은 대체 시장 확보에 길이 있음을 보여준다. 수출 다변화로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한다.

돌이켜보면 다변화를 통해 특정 시장과 품목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한국 무역의 오랜 과제였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입 비율이 80~90%에 달하는 개방형 경제로 지역·산업이 편중된 무역 구조로는 대외 충격이나 공급망 재편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미중 의존도가 높았던 우리 경제는 크게 출렁였다.

특히 통상 환경이 격변하는 지금 같은 시기에 다변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가르는 문제다. 한 축이 흔들려도 다른 축에서 기회를 찾아 회복하고 위기를 버텨내는 탄력성을 갖춰야만 불확실성의 파고를 넘을 수 있다. 다변화의 지름길을 찾는 첫 번째 실마리는 제조 강국의 DNA다. 한국은 섬유·화학으로 시작해 반도체·배터리 같은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세계적 경쟁력의 제조업 포트폴리오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서로 다른 분야라도 유사한 산업군의 제조업 노하우가 있다면 전후방 산업으로 쉽게 연결·확장될 수 있어 다변화에 유리하고, 이는 제조 전반의 빠른 품목 다각화를 가능하게 한다. 반도체 산업의 제조 경쟁력을 바이오 위탁생산(CMO) 사업에 이식해 단기간에 높은 생산 능력을 확보한 것이 좋은 예다.



둘째는 20여 년간 쉼 없이 진화하며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한류의 힘이다. 최근 ‘케데헌’의 인기까지 더해져 전성기를 맞은 K컬처는 수출 시장 다변화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K소비재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다변화의 선봉장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동남아·중동·독립국가연합(CIS) 시장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로 지난해 소비재 1억 달러 이상 수출국도 40개에 달했다. 이처럼 K컬처의 영향력은 새로운 시장에서 한국에 대한 인지도와 경쟁력을 강화하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는 길을 잃었을 때 비로소 목적지에 이르는 길이 하나가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관세 전쟁과 통상 환경 변화는 그동안 놓치고 있던 새로운 길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KOTRA는 세계 곳곳에 감춰진 수출 다변화의 기회를 찾고 기업에 지름길을 알려주는 길잡이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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