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지분을 모두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 지분도 약 40억달러어치를 매도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21일(현지시간) CNBC 보도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의 BYD에 대한 투자 가치가 지난 3월 31일 기준으로 ‘0’으로 드러났다. 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의 지난 1분기 재무 보고서를 확인한 것이다. 이에 버크셔 대변인은 CNBC에 "BYD 지분을 전량 매도한 것이 사실"이라고 알렸다.
다만 버핏이 매도를 시작한 구체적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지난 2023년 버핏은 CNBC 인터뷰에서 BYD는 “비범한 사람이 이끄는 비범한 회사”라면서도 “그 돈으로 더 만족스러운 투자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버크셔의 BYD에 대한 매수는 17년 전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인 고 찰리 멍거의 권유에 따른 것이었다. 멍거는 2009년 연례 주주총회에서 “워런과 내가 미쳤다고 보일 수도 있지만, 나는 회사와 왕촨푸 CEO를 ‘기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CNBC에 따르면 버크셔가 보유한 기간 동안 BYD 주가는 약 3890% 상승했다.
BYD는 1995년 중국 화학자 출신 왕촨푸(王傳福) 회장이 모토로라 등에 충전식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다. 2023년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슬라를 제치고 판매량과 매출 기준으로 세계 최대 전기자 제조사에 등극하기도 했다.
최근 BYD는 자사 전 차종에 자율주행 기술 탑재를 예고한 데 이어 5분 충전으로 400㎞를 달릴 수 있는 혁신적인 배터리 플랫폼을 선보이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왔다.
다만 BYD는 올해 판매 목표를 460만대로 16% 하향 조정했다.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30% 감소해 실적 둔화가 나타났다.
한편, 같은 시기 버크셔는 TSMC 지분 약 40억달러어치도 매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리스크 관리 차원의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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