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노화 극복을 30년 대계로 삼고, 5년 내 글로벌 안티에이징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5’ 행사장은 내부에 마련된 좌석이 모자라 뒷편에 서서 강연을 듣는 이들이 생겨날 정도로 북적였다. K뷰티 기업인과 투자자, 인플루언서 등 약 3500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하며 열기를 더했다.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가 주최하고, 한국콜마가 단독 제조 후원사로 참여한 이번 행사엔 에이피알, VT코스메틱 등 주요 기업가들이 연사로 나서며 업계 관심을 집중시켰다.
특히 인기를 끈 건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의 좌담회였다. 에이피알이 올해 시가총액 8조 원을 돌파하면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제치고 K뷰티 대표주자로 떠오른 후 ‘인류 노화 극복’이라는 또 다른 목표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날 김 대표는 향후 비전을 묻는 질문에 “(에이피알을) K뷰티를 넘어 글로벌 뷰티 1위 기업으로 키우고, 더 나아가 인류 노화 고민 해결을 목표로 사업을 이어가겠다”며 “인간의 피부 고민의 궁극적인 끝은 결국 노화인 만큼, 이를 30년 대계로 삼고, 5년 내 안티에이징 분야 1위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안티에이징 효과가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화장품에서 시작해 미용 기기로 넘어갔고, 이제는 의료기기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하다면 화장품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바이오 영역으로도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의학·공학 박사들과도 매일 회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은 이날 무대에 올라 화장품 제조업자 관점에서 K뷰티 브랜드의 성공을 분석했다. 윤 부회장은 “한국 화장품 소비자는 전세계 브랜드 관점에서 보면 ‘악몽’ 같은 존재”라며 “브랜드 충성도가 가장 낮은 고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경쟁력 원천은 이런 극한 경쟁 시장에 있다”며 “제품을 출시한 후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고, 소비자와 반복적 구매 관계를 형성해 블록버스터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 후 콜마비엔에이치와의 경영권 분쟁에 대해서는 “원만하게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 예정된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에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가급적이면 내부 갈등은 최대한 원만하게 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버지인 윤 회장과) 계속 연락하고 있다”며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고 밝혔다. 윤 부회장이 콜마그룹 갈등 사태 이후 공식 행사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철한 VT코스메틱 부사장은 일본 시장 진출 초기를 회상하며 “일본에서의 성공이 크게 부각되면서 꽃길만 걸은 것처럼 보이지만, 가시밭길도 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거리에서 전단지와 화장품을 매일 나눠주면서 점진적으로 인지도를 키웠고, 코로나 기간 시카 성분 화장품이 인기를 얻자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등 그때 그때마다 방법론을 찾아나갔다”며 “지금도 마찬가지다. 무한한 기회와 이기가 공존하는 시대, 방법론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K뷰티 브랜드의 가파른 성장에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는 앞으로 3년간 K뷰티 브랜드의 성장 가속화를 지원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대표는 “K뷰티 브랜드를 지원해 스킨케어 점유율을 지금의 2.5배까지 늘려 1위 지위를 공고히 하고, 메이크업과 헤어케어 매출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마존에서 K뷰티 제품 판매량은 1년간 70% 이상 증가했다. 올해 7월 아마존 미국 스토어에서 K뷰티 신규 셀러 수도 두 자릿수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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