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순매수와 코스피 수익률 간 상관계수가 0.5를 넘어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수급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것도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인데 개별 종목도 눈에 띄는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14일 KB자산운용이 2014년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투자 주체별 일간 순매수 금액과 코스피 일간 수익률의 상관계수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이 평균 0.54로 기관(0.36), 개인(-0.70)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 코스피 주가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고, 개인 투자자 매매는 오히려 주가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셈이다.
실제 이달 10~12일 코스피 지수가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3260.05포인트에서 3395.54포인트로 상승하는 동안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조 3183억 원, 2조 5297억 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5조 7949억 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2일 외국인 순매수(1조 6237억 원)는 지난해 6월 13일(1조 7305억 원)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이 5거래일 연속 쌍끌이 순매수를 하면서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외국인 지분율도 32.2%로 2020년 이후 평균 32.4%에 근접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전체 시장 지수뿐만 아니라 개별 종목에서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들의 수익률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박스권을 뚫고 상승세를 재개한 9월 이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SK하이닉스(2조 2392억 원)와 삼성전자(1조 4585억 원)는 각각 22.1%, 8.2% 상승해 코스피 상승률(6.58%)을 웃돌았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13.4%), 현대로템(11.9%) 등도 눈에 띄는 강세 흐름을 보였다.
이 때문에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시기일수록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 방향을 면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외국인은 대형주 중심으로 거래할 뿐만 아니라 매수 성향도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특징이 있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일관된 방향성을 갖는 수급 흐름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것도 투자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기관 투자자의 최대 순매수 종목은 삼성전자(1조 516억 원)로 나타났다. 기관 순매수 2~4위인 NAVER(10.0%), 한화오션(1.1%), SK스퀘어(32.4%) 등도 주가가 대체로 큰 폭 올랐다. 반면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0.99%), 삼성SDI(-1.45%), 카카오페이(-7.02%), 한화엔진(-6.00%), 한화오션(1.07%) 등은 주가가 하락했거나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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