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 시대를 앞둔 퇴직연금 시장의 투자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강화 정책 추진에 따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기대가 커지면서 미국 배당주 대신 한국 배당주를 담는 투자 공식이 새롭게 부상 중이다. 특히 국내 고배당 주식과 채권을 함께 담고 있어 퇴직연금 계좌 내 안전자산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채권혼합형 상장지수펀드(ETF)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한화자산운용의 ‘PLUS 고배당주채권혼합’ ETF의 순자산총액은 3126억 원으로 지난해 말 479억 원 대비 약 6.5배 증가했다. 이는 국내 시장에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ETF 중 가장 큰 규모다.
순자산 성장의 배경에는 미국 배당주에서 한국 배당주로 ‘머니 무브’가 있다. 올해부터 외국납부세액 공제 방식이 개편되며 해외 배당 펀드나 ETF의 분배금 과세 이연 혜택이 상당 부분 사라졌지만 국내 배당 펀드·ETF의 분배금 과세 이연 혜택은 그대로 유지됐다. 아울러 상법 개정안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대한 기대감 역시 저평가 기업이 많은 한국 배당주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PLUS 고배당주채권혼합 ETF는 국내 고배당주와 우량 채권에 4대 6 비중으로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ETF다. 매월 주당 45원의 고정 분배금을 지급 중인 월 배당 상품이다. 절세 계좌로 투자하면 과세 이연 효과를 활용한 분배금 재투자로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도 지녔다. 전날 기준으로 PLUS 고배당주채권혼합 ETF의 분배금을 재투자 했을 경우 최근 3개월과 6개월 수정 기준가 수익률은 16.8%와 17.9%다.
고배당채권혼합 ETF는 퇴직연금 계좌 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는 데도 유용하다. 현재 퇴직연금 규정은 전체 자산의 30%를 채권 같은 안전자산으로 채우도록 하고 있다. PLUS 고배당주채권혼합 ETF은 안전자산 이어서 퇴직연금 계좌 내 100% 편입이 가능하다. 위험자산 비중 70%를 주식형 ETF에 투자하고 나머지 비위험자산(안전자산) 비중 30%를 해당 ETF의 투자할 경우 퇴직연금 계좌 내 자금 82%까지 주식에 넣을 수 있다.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미국 일변도의 투자 공식이 깨지고 새 정부 정책에 힘입어 저평가된 국내 우량자산이 재평가받는 역사적인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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