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수출기업 10곳 중 9곳 이상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가 15%를 넘기면 감당하기 어려운 경영 위협에 직면한다고 답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시장조사 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 중 수출이 주력인 기업(150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하반기 수출이 지난해에 비해 1.6%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철강(-5.0%)과 석유화학(-2.2%) 등의 수출 감소 폭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은 ‘트럼프 2기 관세정책(53.3%)’이 수출을 위협할 최대 요인이라고 답했다. 이어 ‘글로벌 저성장으로 인한 수요 침체(14%)’ ‘미중 통상 갈등 심화(12.7%)’ ‘원화 강세(8.7%)’ 순으로 위협 요인을 꼽았다.
특히 대부분의 기업은 다음 달 1일 미국이 25% 상호관세를 발효해 경영이 막다른 길에 내몰릴 것으로 우려했다. 기업 92%가 미국의 관세 인상률이 15%를 넘으면 “감내하기 어렵다”고 했고 응답 기업의 절반(50%)은 관세율이 10~15%만 돼도 “감당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기업들은 원가 절감(33.7%)과 수출 단가 조정(33.2%), 해외 현지 생산 확대(14.7%) 등으로 관세 위협에 대응할 예정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미국 정부와 통상 협정을 통한 관세 부담 완화(37.0%)’와 ‘법인세 감세, 투자 공제 등 세제 지원 확대(18.7%)’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국내 수출기업의 비교우위를 반영한 통상 협정과 수출 지역 다변화, 수출 경쟁력 제고를 통한 제도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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