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가 다섯 달만에 신형 AI ‘그록4’를 내놨다. 머스크는 추론과 코딩 등에서 오픈AI·구글·앤스로픽 경쟁 모델을 앞선다고 자신했지만 계속되는 ‘안전성’ 문제와 최고영영자(CEO) 사임 등 논란에는 이렇다할 답을 내놓지 않았다.
9일(현지 시간) 머스크는 엑스(X·옛 트위터) 생중계로 그록4를 공개했다. 머스크는 “그록4는 모든 분야에서 거의 모든 대학원생보다 똑똑하다”며 “아직 새로운 기술이나 물리학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으나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자신했다.
그록4는 올 2월 출시한 그록3보다도 성능 개선폭이 크다. 그록4는 일반인공지능(AGI) 성능 비교를 위해 개발된 ARC-AGI 버전2 평가에서 정답률 15.9%를 기록했다. 앤스로픽 클로드 오푸스4의 8.6%, 오픈AI o3의 6.5%를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머스크는 “시험문제가 다 떨어졌다”며 “현실이 궁극적인 추론 시험”이라고 했다.
xAI는 오픈AI 등 경쟁사 대비 시작이 늦었으나 세계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 ‘콜로서스’의 힘을 빌어 빠르게 성능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록4는 콜로서스 슈퍼컴퓨터를 통해 ‘고급 과학자 수준 추론’이 가능하다고 한다. 최근 추세에 맞춰 코딩 전용 도구 ‘그록4 코드’도 선보였다. 머스크가 그록 시리즈의 특성으로 강조해온 인터넷 유머 코드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머스크는 발표 내내 높은 성능을 강조했지만, 최근 논란 중인 안전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록은 최근 반유대주의적 답변을 내놓아 비판 받았고, 미국 민주당과 유럽 정치인들을 비난하는 모습도 보여 튀르키에 정부는 접속 차단까지 고려 중이다.
그록4 발표가 이뤄지기 몇시간 전에는 머스크의 엑스 인수 후 회사를 이끌어온 린다 야카리노 CEO가 사임하기도 했다. 회사측과 야카리노는 급작스러운 사임 이유를 뚜렷히 밝히지 않아 최근 이어진 논란이 사임 배경이 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엑스와 xAI는 올 3월 합병을 통해 한 회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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