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현장 중심 기업간거래(B2B) 서비스로 글로벌에서도 인정받는 기술 파트너가 되겠습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9일 일본 오사카 한 호텔에서 열린 ‘라인웍스 일본 출시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더욱 성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굳힌 업무용 협업툴 라인웍스를 AI 업무 플랫폼으로 고도화해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부다. 동시에 다양한 AI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첫 해외 무대는 일본이었다. 2016년 네이버 계열사 웍스모바일 재팬(현 라인웍스 코퍼레이션)이 현지 시장에 출시한 라인웍스가 대표 서비스다. 일본의 산업 구조가 사무직보다 영업·점포 등 외근 인력이 많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메시지 기반 올인원 앱 수요가 높다는 것을 공략해 관련 앱을 선제적으로 내놨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도 “하려면 글로벌에서 해야 한다”며 해외 진출을 독려했다.
네이버의 전략은 주효해 라인웍스는 일본 업무용 메신저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굳혔다. 시장조사기관 후지키메라에 따르면 라인웍스는 2017년 이후 7년 연속 유료 업무용 메신저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점유율은 41%다. 라인웍스의 이용자 수는 올해 1월 기준 580만 명이다. 약 2년 새 130만 명이 늘었다. 글로벌 고객사 수는 59만 개에 달한다. 라인웍스의 연 매출은 매년 약 40% 성장하며 이달 기준 연간 반복 매출(ARR) 160억 엔(약 1503억 원)을 돌파했다. 경성민 네이버클라우드 클라우드 제품 전략 이사는 “라인웍스 출시 첫 달 매출은 1만 9672엔이었지만 10년 만에 한달 매출이 13억 엔으로 6만 6000배 이상 늘었다”며 “현지 이용자의 요구 사항을 빠르게 반영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라인웍스를 AI 기반의 업무 플랫폼으로 고도화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AI 음성기록관리 서비스 ‘Ai노트’를 선보이고 이를 라인웍스와 연동했다. Ai노트는 일본에서 개인 이용자만 1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주목을 받으며 올해 4월에 유료 요금제도 내놨다. 올해 2월 스마트폰을 무전기처럼 활용해 문자와 음성을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롸저’도 출시했다. 롸저는 사무실과 현장 사이 직원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손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은 공사현장에 있는 직원이 한 말이 변환돼 사무실 직원은 문자로 볼 수 있다. 이 밖에 AI 콜 응답 서비스 ‘Ai콜’, AI 분석 클라우드 카메라 ‘비전’, 이미지 인식 기반 문서처리 기능 ‘OCR’ 등 다양한 AI 서비스가 현장 자동화와 효율화에 기여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라인웍스를 ‘일하는 사람을 위한 AI 툴’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메일, 캘린더 등 반복적이고 패턴화된 업무를 AI가 자동 분석·처리하는 ‘AI 에이전트’를 비롯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AI 기능들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라인웍스의 생존을 위해 생성형 AI를 도입하는 것은 필수적이다”이라며 “변신에 성공하면 금융권이나 미국 유럽에서도 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일본 1위 협업툴 라인웍스를 토대로 현지 B2B 시장에서 다양한 첨단 기술 사업을 확장한다. 김 대표는 “하이퍼클로바X 개발사 입장에서 시장에서 굉장한 영향력이 있는 서비스인 라인웍스를 보유했다는 것은 축복"이라며 “다양한 형태의 실험들을 많이 할 예정”이라며 “생성형 AI가 사용자들에게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 AI 에이전트 형태로 제공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일본 현지에 AI 안부 전화 서비스 케어콜을 확산한다. 최근 일본 시마네현 이즈모시는 케어콜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복지사가 직접 수행하던 전화 확인 업무에 AI를 적용한 일본 최초 사례다. 김동회 네이버클라우드 AI 솔루션·클로바 케어콜 JP 이사는 “이즈모 외 다른 지자체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현지 파트너를 발굴하고 있다”며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추가 AI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 리전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게임 산업 진출을 위해 지오피, 클루커스 등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랩스의 디지털트윈, 로봇 등 첨단 기술도 현지 시장에 상륙할 예정이다. 시마오카 타케시 라인웍스 코퍼레이션 대표는 “신기술을 기반으로 현장 근로자의 아날로그 업무를 디지털화하는데 주력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글로벌 B2B 시장에서 사업 저변 확장에 속도를 낸다. ‘현장을 혁신하는 기술’로 일본에서 성공한 경험을 기반으로 연내 대만 시장에 라인웍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의장이 올해 5월 대만을 방문한 이후 출시 작업이 한층 빨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버린(주권) AI 확장을 본격화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최근 태국의 AI·클라우드 플랫폼 기업인 ‘시암 AI 클라우드’와 태국어 기반 거대언어모델(LLM) 및 AI 에이전트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엔비디아 등과 북아프리카 모로코에 차세대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전역에서 소버린 AI 컴퓨팅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목표다. 이 의장이 의장직에 복귀하며 연구개발(R&D) 투자 관련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김 대표는 “각 나라가 안고 있는 사회적 과제를 기술로 풀어가는 것이 네이버클라우드의 ‘소버린 AI’의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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