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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꽃가루 알레르기에도 영향… 기간 길어지며 어린이 환자 늘어"

질병청 '기후보건포럼'서 오재원 교수 발표

기후변화, 우울·불안·PTSD 발생에 영향 연구도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광주광역시 북구청 직원들이 살수차를 이용해 도로에 물을 뿌리고 있다. 뉴스1




기후변화로 인해 꽃가루가 연중 공기 중에 날아다니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어린이도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후변화에 따른 불안이 인간관계와 출산 등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이를 막기 위한 심리지원 체계를 정립해야 한다는 제언도 제기됐다.

오재원 의정부을지대병원 교수는 8일 질병관리청과 대한예방의학회가 서울스퀘어에서 연 ‘기후보건포럼’에서 기후변화와 꽃가루 알레르기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가 휘날리는 기간이 1998년에는 1년 중 98일에 그쳤으나 2019년에는 140일로 약 20년간 40일 이상 증가했다. 그만큼 어린이들이 알레르기에 대한 민감도도 상당히 높아졌다고 오 교수는 지적했다.

지구 평균기온의 상승과 꽃가루가 날리는 기간의 증가는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기온이 올라가면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하는 시점과 그 기간이 길어지는 건 물론 꽃가루의 양도 늘어나고 알레르기성도 더 높아진다는 얘기다.

심민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기후변화와 정신건강’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 산불 등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그는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 산불 등이 트라우마성 사건이 돼 우울, 불안, 수면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의 발생률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국가트라우마센터가 2019년 강원 산불 당시 정신건강 상태를 분석한 결과, 산불 경험자 중 65%가 불면을, 58%가 불안 증상을 각각 겪었던 것으로 나타낫다. 정신적 고통이 중등도 이상인 비율이 약 4분의1에 달했고, 정신과 진료로 이어진 비율도 13%였다.

심 센터장은 “최근 들어 주목해야 할 문제는 기후 불안(climate anxiety)”이라며 “주로 청소년, 청년세대에서 나타나고, 무기력감이나 상실감, 분노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정서 반응을 넘어 교육, 진로, 인간관계, 출산 계획 등 삶의 다양한 결정에 영향을 준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비록 기후 불안이 정신질환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이미 세계보건기구(WHO)와 여러 연구기관에서 미래형 정신건강 이슈로 다루고 있다. 이에 심 센터장은 “국내에서도 실태 조사와 세대별 특화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2022년부터 기후보건포럼을 통해 다분야 전문가들과 기후변화에 대한 국내외 적응정책을 논의해 왔다. 또한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기후보건영향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2021년 1차 평가를 진행한데 이어 내년 2차 평가가 이뤄질 예정이다. 평가 결과는 국가 기후위기 적응 대책 등 국민건강 피해 최소화를 위한 정책수립의 근거로 활용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기후 변화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평가는 과학적 근거 기반의 기후 보건 정책 수립에 필수 요소”라며 “각 분야 전문가와 깊이 있게 논의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기후 보건 정책과 관련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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