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기업공개(IPO) 담당 전문인력을 약 30% 줄인 한국투자증권이 상반기 IPO 수수료 수익은 증권업계 선두권을 차지했다. 수수료율이 높은 단독 거래에 집중해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인데 효율성에 방점을 둔 조직 개편이 중장기적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상반기 벌어들인 IPO 수수료는 약 78억 원으로 국내외 증권사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수수료 수익 2위인 미래에셋증권은 공모 물량 인수액(3167억 원) 기준으로는 선두였지만 수수료 수익은 66억 원에 그쳤다. IB 업계 관계자는 “IPO는 보통 공모 물량이 많지 않은 단독 딜에서 증권사가 수수료를 높게 가져간다”며 “한국투자증권이 단독으로 알짜배기 딜을 다수 수임하면서 실적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이뮨온시아(수수료 약 23억 300만 원)·오름테라퓨틱(22억 5000만 원)·오가노이드사이언스(11억 3400만 원) 등의 IPO를 단독으로 주관했다. 이뮨온시아는 한국투자증권에 인수액 7.00%를 수수료로 지급했는데 이는 통상 4~5% 수준인 기술특례상장 기업 수수료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참여하지 않은 LG CNS와 서울보증보험 IPO는 공모 물량은 많았지만 수수료율은 각각 0.80%, 0.45%로 낮았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올해 4월 기존 55명이었던 IPO 본부 인력을 40명으로 약 30% 감축했다. 대신 이동 인력 다수를 커버리지를 담당하는 부서로 재배치해 기업 대상 선제적 영업을 강화했다. 증권사 커버리지 부서는 유상증자나 채권 발행, 공개매수 등 대기업 집단의 증권 업무를 전담한다. 올 상반기 국내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75조 352억 원으로 역대 최대 물량을 기록하는 등 대기업 위주 자금 조달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커버리지를 중심으로 한 IB 부문 재편은 중장기적으로 빛을 발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조직 개편은 커버리지 등 선제적 영업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다"며 “앞으로 2년 내 본격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