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와 노인을 대상으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를 예방할 수 있는 항체 주사가 등장하며 해외 일부 국가들이 무료접종 등의 지원을 나서고 있다. 다만 한국은 현행 제도상 백신이 아니라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되기 어려워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미국 머크(MSD)가 개발한 신생아 및 영아 대상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 항체 주사제 '엔플론시아'를 허가했다. 같은 달 미국 질병관리센터(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도 표결을 거쳐 ‘엔플론시아’을 생후 8개월 이하의 영유아들에게 투여하도록 권고했다.
일본 고치현의 스사키시는 4월 시에 거주하는 생후 12개월 미만의 건강한 신생아 및 영아를 대상으로 사노피가 개발한 RSV 항체주사 ‘베이포투스’ 접종 비용을 전액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베이포투스는 국내에도 도입된 의약품으로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를 받아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외에 호주 보건 당국은 올해 2월부터 임산부와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RSV 예방접종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고 밝혔으며, 스페인 갈리시아도 2023년 9월부터 RSV 항체 예방주사를 투여 받은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집중 관찰하며 종단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내 상황은 제한적이다. 예방이 가능해 백신과 유사한 역할을 하지만 항체치료제로 허가를 받았기에 국내에서 NIP 등재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일부 지자체가 시도 차원에서 RSV 백신 접종 지원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한 부산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RSV는 전 세계적으로 영아 및 어린 소아의 호흡기 감염의 주요 원인균"이라며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영유아의 RSV 감염증 예방을 예방접종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한 만큼 국내에서도 신생아와 영아에게 보편적인 복지가 될 수 있도록 지자체 또는 국가 지원의 제도적 기반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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