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시장 밖에서도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공세에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순수전기차(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169.3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373220), SK온, 삼성SDI(006400)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39.2%로 6.1%포인트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사용량이 36.5GWh로 13% 늘며 점유율 2위를 유지했고 SK온은 16.8GWh로 17.9% 증가해 3위에 올랐다. 하지만 4위 삼성SDI는 13.1GWh로 8.5% 감소했다. SNE리서치는 삼성SDI의 점유율 하락이 유럽과 북미 시장 내 주요 완성차 고객의 배터리 수요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본의 파나소닉은 12.9% 감소한 11.7GWh로 6위에 머물렀다.
저가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내세운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는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도 약진했다. 중국 시장을 제외한 전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상위 10곳 가운데 5곳이 중국 업체였다.
글로벌 1위 CATL은 배터리 사용량이 50.4GWh로 전년 동기 대비 36.7% 증가, 점유율 29.8%로 선두를 유지했다. CATL은 중국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테슬라, BMW, 벤츠, 폭스바겐 등 여러 글로벌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비야디(BYD)는 배터리 사용량이 142.9% 급증해 5위를 기록했다. 배터리와 함께 전기차도 자체 생산하는 BYD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SNE리서치는 분석했다.
SNE리서치는 "중국 배터리 및 완성차 업체들은 신흥국 진출, 유럽 OEM과의 협력 등 해외 시장 확대를 가속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은 정책 리스크와 중국계 공급 확대에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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