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야 수츠케버와 ‘SSI’를 공동 창업했던 다니엘 그로스(사진)가 최고경영자(CEO) 직을 내려놓고 메타 초지능연구소(MSL)에 합류했다. 알렉산더 왕 스케일AI 창업자, 냇 프리드먼 깃허브 전 CEO에 이은 ‘빅샷’ 영입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3일(현지 시간) 그로스는 대변인을 통해 MSL 합류를 공식화했다. 그로스는 MSL에서 AI 제품 개발을 맡을 예정이다. 앞서 디인포메이션은 메타가 그로스 영입을 시도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메타는 앞서 합류한 프리드먼과 그로스가 함께 운영하는 밴처캐피탈(VC) 펀드 NFDG 지분을 일부 인수하는 방식으로 거액의 보상을 안겼다고 한다.
그로스는 1991년 이스라엘 태생이다. 스무살이던 2010년 검색 엔진 '그레플린'을 개발해 세계 최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 프로그램에 합격했다. 2011년에는 세계 최대 VC 중 하나인 세콰이어로부터 4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당시 기준 최연소 와이콤비네이터, 세콰이어 투자 유치 창업가였다.
그레플린은 2013년 애플에 매각됐다. 이후 그로스는 애플에서 머신러닝(ML)을 연구를 주도했고, 애플을 나온 뒤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함께 와이콤비네이터에서 굵직한 투자 사례를 썼다. NFDG를 설립한 후에는 퍼플렉시티 등에 투자해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6월에는 수츠케버, 레비와 함께 SSI를 공동 창업하는 한편 NFDG를 통해 SSI 초기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자신이 투자·공동 설립한 SSI를 박차고 메타에 합류한 것이다. 수츠케버 또한 명성 높은 AI 연구자라는 점을 떠올려 볼 때 충격이 더욱 크다. 수츠케버는 오픈AI 공동창업자이자 수석과학자를 맡았던 인물이다. ‘샘 올트먼 축출 사태’를 이끌었고, 지난해 중순 오픈AI에서 나와 안전한 초지능 개발을 목표로 SSI를 창업했다.
사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320억 달러 이상을 들여 SSI를 통째로 인수하려했다. 수츠케버와 그로스를 비롯한 SSI 연구원을 모두 영입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수츠케버가 독자 노선을 선호해 그로스만 영입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듯하다. 이날 수츠케버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그로스가 6월 29일부로 SSI를 떠났고 내가 SSI의 CEO, 다니엘 레비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며 “SSI를 인수하려는 회사들에 감사하지만 안전한 초지능을 구축한다는 우리 작업을 끝까지 완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로스 영입으로 MSL을 이끌 ‘빅네임’ 진용은 윤곽을 갖춘 듯하다. 스케일AI 지분 49%를 143억 달러로 사들이며 영입한 알렉산더 왕이 AI 최고책임자를 맡고 프리드먼과 그로스가 AI 제품화를 이끈다. AI 4대 석학으로 불리는 얀 르쿤 뉴욕대 교수는 수석 AI 과학자 지위를 유지한다. 르쿤 교수는 이날 X에서 일반인공지능(AGI)를 만들고자 하냐는 질문에 “AGI가 아니라 ASI(초인공지능)이다. 언제나 그래왔다”고 답하며 초지능 구현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미 저커버그가 밝힌 오픈AI와 구글 딥마인드·앤스로픽 등에서 영입한 11명의 연구진 외 추가 영입도 이어질 전망이다. 저커버그는 총원 50명을 목표로 고급 AI 영입전을 지속 중이다. 저커버그가 작성한 영입 대상 목록은 ‘더 리스트(The List)’로 불리며 실리콘밸리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