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리스업계의 마케팅 전략이 진화하고 있다. 제품의 기술을 강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침대가 놓이는 공간과 그 안에서의 경험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설계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제품 자체보다 제품이 놓이는 삶의 맥락을 제안하는 전략이다.
배경에는 침실을 바라보는 소비자 태도의 변화가 있다. 침실은 더 이상 단순한 수면 공간이 아니라 감정과 정서의 회복, 취향과 태도의 표현이 이뤄지는 정서적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신세계까사의 프리미엄 수면 브랜드 ‘마테라소’는 글로벌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 김해김과 협업 전시 ‘드리머 앤 더 베드’를 통해 침대를 감정적 상상력의 무대로 연출했다. ‘꿈꾸는 자들을 위한 공간’을 테마로 패션과 가구라는 이질적인 두 영역이 △쉼의 가치와 △상상력의 회복이라는 공통 메시지로 엮어냈다.
전시 공간에는 마테라소의 친환경 매트리스 라인 ‘마테라소 포레스트 컬렉션’과 꿈과 현실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상상력을 테마로 한 김해김의 SS25 컬렉션 ‘드리머스’가 함께 배치됐다. 5개의 매트리스를 높이 쌓아 올리고 사이사이에 진주알을 끼워 넣어 연출한 설치물은 전시존은 안데르센 원작 동화 ‘공주와 완두콩’을 모티브로 삼았다. ‘좋은 잠’이 섬세한 감각과 정서적 영감의 회복의 과정을 담고 있다는 브랜드 메시지를 시각화한다.
이 외에도 절제된 아름다움의 베드 프레임, 원목의 따뜻함을 강조한 시리즈 등 다양한 침실 가구를 오브제처럼 공간 속에 배치해 침대가 단순한 기능물이 아닌 ‘삶의 감도를 제안하는 매개체’임을 전달한다.
에이스침대는 과학 크리에이터 ‘궤도’와 함께한 디지털 캠페인 《숙면 보존의 법칙》을 통해 기술적 메시지를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과학 콘텐츠로 재해석했다. 매트리스의 지지력, 통기성, 충격 흡수력 등 기술 요소를 수면 가속도, 표면잠력 등 익숙한 물리 개념에 접목해 이야기로 풀어낸다. 예컨대 수면 가속도의 법칙 편에서는 매트리스 가장자리까지 지탱하는 지지력의 중요성을 실험맨과 발레리나 퍼포먼스로 설명하며, ‘올인원 공법’의 기능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수면을 이루는 조건을 유머와 실험으로 해석하면서 기술을 직접 나열하는 대신 그 기술이 수면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소비자 눈높이에서 번역해낸 것이 특징이다. 해당 영상은 공개 2주 만에 유튜브 조회수 800만 회를 기록했다.
시몬스는 관계형 콘텐츠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를 거점으로 지역 농가와 함께하는 상생형 행사 ‘파머스 마켓’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파머스 마켓은 2018년부터 이어온 시몬스의 대표적인 상생 프로젝트로 ESG 실천과 소비자 친밀도 제고를 동시에 겨냥한다. 지역 농산물 판매, 업사이클링 부스, 예술 공연 등으로 구성되며 사회적 관계망 안에서 브랜드 신뢰를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올해 행사에는 이천 지역 농가 6곳이 참여했으며, 누적 방문객은 약 1만1000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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