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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한은 통화정책 향배는 [Pick코노미]

李, 대규모 추경·확장재정 예고

통화 정책 공조로 완결성 요구

부동산·가계부채 탓 부담 확산

한은 내부, 인하속도 두고 이견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실에서 열린 안전치안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과 확장적 재정 기조를 예고하면서 통화당국인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재정 확대에 보조를 맞추려면 기준금리를 속도감 있게 인하해야 하지만 무리한 금리 인하는 대외 충격 발생 시 통화정책 수단이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 정부가 2차 추경을 편성하면 올해 1% 이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통하는 이한주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도 “새로운 추경은 20조 원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확장 재정, 내수 진작, 공정 시장을 축으로 한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인 ‘JM노믹스’에서 금리 인하는 마지막 퍼즐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0.3% 수준으로 낮춰 잡으면서 금리 인하를 동반한 적극적 경기 부양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한은 내부에서는 금리 인하를 서둘러야 한다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한은의 정책 운신 폭이 좁아지는 딜레마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한은이 우려하는 것은 자산시장 과열이다. 재정과 통화가 동시에 유동성을 푸는 ‘쌍끌이 부양책’이 본격화할 경우 수도권 아파트 가격 등 자산 시장이 과열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위원 전원이 과도한 금리 인하는 자산시장 자극 우려가 크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가계부채도 부담 요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91.7%로 세계 2위 수준이다. 부채가 과도할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실질 소비 여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금리 인하의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대외 리스크에 대비한 정책 여력 확보 역시 주요 고려사항이다. 기준금리를 무리하게 내릴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나 미중 갈등 격화 등 외부 충격이 발생했을 때 대응 여력이 사라질 수 있다. 특히 현재 한미 기준금리 차가 2%포인트에 달하면서, 자본 유출과 환율 불안 가능성도 제기된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미 금리 차는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이 상태에서 금리를 더 내렸다가는 환시장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총재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너무 많이, 너무 빨리 낮춰 유동성이 더 풀리면 자금이 경기보다는 주택시장으로 흘러가 코로나19 시기의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유동성 공급 등 문제에 대해 새 정부와 공감대를 이루기를 바란다”며 재정·통화당국 간 협의 필요성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한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먼저 확인한 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조율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올해 남은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7월, 8월, 10월, 11월 네 차례에 불과해 연말 기준금리 하단은 2.0% 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준금리를 1%대까지 내리려면 통화당국의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하나증권이 2차 추경 규모를 20조 원으로 가정해 추산한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15조 1000억 원이다. 만약 이보다 추경 규모가 늘어날 경우 국고채 추가 발행 규모 역시 더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의 국채 발행에 따라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시장 불안이 발생할 경우 한은이 국고채 매입을 통해 시장 안정화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가 급변동하면 시장 안정화 조치는 언제든지 할 수 있다”면서 “다만 팬데믹이나 레고랜드 사태처럼 시장 기능이 완전히 망가졌을 때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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